'최악의 결정력' 맨유, 브루누 홀로 고군분투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0. 11. 2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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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 웨스트 브롬전 브루누 페널티 킥 골로 1-0 승
▲ 브루누, 웨스트 브롬전 키패스(6회) & 슈팅(4회) & 크로스 성공(3회) 최다
▲ 브루누, 이번 시즌 EPL 최다 키패스(26회). 정작 도움은 3개가 전부
▲ 맨유 공격진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 7.7%로 EPL 최하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강등권 팀 웨스트 브롬과의 경기에서 에이스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많은 득점 기회들을 제공했음에도 앙토니 마샬을 위시한 동료 공격수들이 결정력 부족 문제를 드러내면서 졸전 끝에 1-0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웨스트 브롬과의 2020/2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9라운드에서 고전 끝에 1-0 신승을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 맨유는 평소처럼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마샬이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고, 브루누를 중심으로 마커스 래쉬포드와 후안 마타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네마냐 마티치와 프레드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용어)를 구축했고, 알렉스 텔레스와 아론 완-비사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빅토르 린델뢰프와 해리 매과이어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언제나처럼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지켰다.


결과적으로는 승리했으나 내용만 놓고 보면 졸전이었다. 상대는 이번 시즌 현재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강등권 팀(3무 6패 승점 3점) 웨스트 브롬이었다. 당연히 승점 3점을 가져왔어야 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맨유는 극도의 결정력 부족 문제를 드러내면서 페널티 킥 골로 간신히 1-0 승리를 기록할 수 있었다.

그나마 맨유 공격진에서 에이스 브루누가 고군분투했다. 이는 기록을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브루누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기록하면서 동료들에게 많은 득점 찬스들을 제공해 주었다. 슈팅도 4회로 마샬과 함께 공동 1위였다. 패스 횟수는 82회로 마티치(94회) 다음으로 많았고, 공격 진영에서의 패스 횟수는 45회로 당연히 최다였다. 크로스를 성공시킨 횟수도 3회로 최다였다. 심지어 파울을 얻어낸 횟수 역시 최다(3회)였다. 공격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한 브루누였다.

이 경기에서 맨유는 총 17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이 중 10회의 슈팅에 브루누가 직접적으로 관여했다(슈팅 4회+키패스 6회). 이에 더해 기점이 되는 패스까지 포함시키면 총 14회의 슈팅이 브루누의 발을 통해 이루어졌다.


먼저 15분경, 래쉬포드의 크로스를 브루누가 이타적으로 패스를 내주었으나 마샬의 논스톱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33분경, 브루누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가면서 수비 한 명을 제치고 환상적인 대각선 로빙 패스를 넘겨준 걸 마타가 마샬을 향해 컷백 패스(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를 연결한다는 게 상대 수비에게 차단됐다. 36분경엔 브루누가 낮게 깔아찬 코너킥을 마티치가 뒤로 흘려줬고, 마샬의 발을 맞고 떠오른 볼을 매과이어가 강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상대 수비 안면에 맞고 나갔다.

후반에도 브루누의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이 이어졌다. 후반 7분경, 상대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 킥 기회를 얻자 언제나처럼 브루누가 키커로 나섰다. 첫 페널티 킥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VAR 결과 브루누가 슈팅을 가져가기 전에 골키퍼가 먼저 움직인 사실이 드러나서 재차 페널티 킥 기회가 주어졌다. 긴장할 법도 했으나 그는 차분하게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면서 맨유에 리드를 선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후반 21분경, 역습 과정에서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로 완벽한 득점 기회를 제공해 주었으나 래쉬포드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후반 25분경, 브루누의 코너킥을 마타를 대신해 교체 출전한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백헤딩으로 내주었고, 매과이어가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이 역시 골키퍼에게 저지됐다. 다시 2분 뒤(후반 27분), 마샬의 패스를 받은 브루누가 세련된 터닝 동작으로 수비를 제치고 스루 패스를 찔러준 걸 카바니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는 수비 벽에 막혔다. 후반 31분경엔 브루누가 길게 넘겨준 코너킥을 텔레스가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훌쩍 넘어가고 말았다.

경기 종료 직전에도 역습 과정에서 브루누의 환상적인 패스로 맨유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다. 브루누가 측면 빈 공간을 향해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받은 완-비사카가 노마크로 측면을 파고 들다가 땅볼 크로스를 연결한 걸 카바니가 뒤로 흘려주면서 마샬에게 기회가 발생한 것. 하지만 마샬의 슈팅은 이번에도 골대를 외면하고 말았다. 결국 이대로 경기는 1-0, 맨유의 신승으로 막을 내렸다.


사실 이 경기에서 브루누 역시 A매치를 소화하고 막 돌아온 여파인지 체력 문제를 드러내면서 평소와 달리 실수가 잦은 편에 속했다. 이로 인해 자칫 페널티 킥을 내줄 위기에도 직면했던 브루누였다(심판은 브루누의 파울로 페널티 킥을 선언했으나 VAR 결과 무효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맨유 선수들 중 가장 열심히 뛰는 선수는 다름 아닌 브루누였다. 실제 브루누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1.78km의 활동량을 자랑했다. 평균 속도 역시 7.41km/h로 선발 출전한 선수들 중에선 가장 빨랐다. 즉 가장 많은 거리를 가장 꾸준하게 빠르게 움직인 브루누인 셈이다.

이렇듯 맨유는 브루누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동료 공격수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득점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시즌 맨유는 팀 득점 13골로 최소 득점 공동 10위에 올라있다. 득점만 놓고 보면 중위권 팀인 셈이다. 그나마 브루누가 6골 3도움으로 9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면서 팀득점의 7할을 홀로 책임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브루누가 동료 선수들에게 득점 찬스를 적게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도리어 브루누는 이번 시즌 찬스메이킹 26회를 기록하면서 맨체스터 시티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를 제치고 EPL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의 도움 숫자는 3도움이 전부이다. 즉 동료들이 브루누가 만들어준 득점 찬스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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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 래쉬포드는 이번 시즌 EPL에서 2득점 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마샬은 아직까지도 무득점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신성'으로 떠올랐던 메이슨 그린우드 역시 사생활 이슈 등이 겹치면서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 속에서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이번 시즌 맨유 공격수(래쉬포드, 마샬, 그린우드, 카바니)들의 전체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이 7.7%에 불과하다(슈팅 39회 시도해 3골. 래쉬포드 2골 & 카바니 1골). 이는 EPL 전체 팀들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분명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졸전이더라도 웨스트 브롬에게 승리하면서 이번 시즌 EPL에서 첫 올드 트래포드 홈 승리를 거두었다는 데에 있다. 이와 함께 맨유는 팀 순위로 EPL 14위에서 9위로 대폭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나마 수비는 폴 포그바를 벤치로 내리고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을 선발로 가동(프레드와 스콧 맥토미니, 마티치 셋 중 둘을 돌아가면서 쓰고 있다)하면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브루누가 공격에 있어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고 있는 만큼 래쉬포드와 마샬, 그린우드가 분발해준다면 다시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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