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띄운 토트넘..'결승골'로 화답한 손흥민
리그 득점 단독선두로 올라
최근 맨시티 상대 5경기 5골
토트넘도 시즌 첫 '1위' 등극
구단서 확실한 '에이스 대우'
평가전 뒤 전세기로 모셔오고
무리뉴 감독은 SNS로 관리해
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0~2021 EPL 9라운드 맨시티와 치른 홈 경기에서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후반전 추가 골을 넣는 동시에 맨시티 공격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손흥민의 골을 결승골로 만들었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시즌 11호이자 리그 9호골을 기록하며 EPL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현재까지 경기당 1골이라는 놀라운 페이스를 유지하며 도미닉 캘버트루인(에버턴),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등 2위 그룹(8골)보다 앞서 있다. 살라흐와 바디가 각각 4골과 5골을 페널티킥 득점으로 채운 만큼 순수한 필드 골만으론 손흥민의 득점력이 훨씬 높은 셈이다. 다만 손흥민이 페널티킥까지 전담으로 차는 이들 공격수에게 시즌 끝까지 앞서긴 어려울 전망이다.
맨시티는 경기 시작 단 5분 만에 기선을 제압당했다. 올 시즌 손흥민이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공식 그대로였다. 탕기 은돔벨레가 맨시티 수비라인을 넘기는 로빙 패스를 연결하자 손흥민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피한 뒤 엄청난 속도로 공을 받으며 질주해 골을 넣었다. 수비수 한 명이 붙은 상황에서 달려나오는 골키퍼와 맞닥뜨렸지만 침착한 땅볼 슛으로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완벽히 통과시켰다.
후반전에 터진 두 번째 골에서도 손흥민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관여했다. 역습 상황에서 중앙 지역에서 공을 받은 해리 케인이 전방으로 달리자 손흥민은 오른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맨시티 수비수들이 손흥민 쪽으로 치우치는 사이 케인은 반대편에 비어 있는 조바니 로셀소에게 연결했고 추가 골이 터졌다.
손흥민이 맨시티,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강팀 킬러'의 면모를 가진 건 엄청난 장점이다. 맨시티는 중동 거대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최고의 스쿼드와 명장 페프 과르디올라를 보유한 EPL 최강 팀이다. 최근 3년간 EPL 우승을 두 번 차지했으며 지난 시즌에는 2위였다. 세 시즌 모두 토트넘과 승점 차이가 20점 이상 났다.
하지만 손흥민에게만큼은 순한 양이 된다. 최근 5경기 5골로, 맨시티가 손흥민에게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시기는 리그에서 승점 100점을 달성했던 2018~2019시즌이었다. 당시 맨시티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으나 8강전 두 경기에서 손흥민에게만 세 골을 허용하며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맨시티가 유독 손흥민에게 약한 건 전술적 특성이 상성상 맞는 것도 있다.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선호하는 맨시티는 수비 라인이 다른 팀에 비해 높다. 그만큼 빠른 스피드에 올 시즌 결정력까지 좋아진 손흥민의 침투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고 라인을 공격적으로 운용하기 어려워진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승점 20점을 확보해 2위 첼시(18점)를 제치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부임한 이후 시즌(5라운드 이상) 중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모리뉴가 손흥민과 케인 활용법을 완벽히 찾은 데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했고 세르히오 레길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같은 올 시즌 영입된 선수들이 활약을 펼치면서 가장 잘나가는 팀이 됐다.
EPL 공식 홈페이지는 이날 경기의 맨오브더매치(MOM)로 손흥민을 꼽았다. 토트넘으로선 국가대표 평가전 이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었던 손흥민을 위해 전세기까지 투입한 게 전혀 아깝지 않은 투자가 된 셈이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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