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전시·일반인 공연 수업..이색 문화 스타트업

전지현 2020. 11. 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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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경영지원센터 창업 지원
사업 초기 자금 1500만원 수혈
컨설팅 전문가 멘토로 소개
오픈월·1막1장 등 기업 육성
반수경 오픈월 대표와 이지현 1막1장 대표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소개해준 경영 컨설팅 전문가 장원태 대표(왼쪽부터)를 멘토로 삼아 문화예술기업을 창업했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던 반수경 씨(26)는 하루 종일 고객을 기다리는 일에 한계를 느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찾아가는 이동형 전시 회사를 차리고 싶었지만 아무 경험이 없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지현 씨(28)는 마케팅 회사에서 3년간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홍보했지만 어느 순간 의미 없게 느껴졌다. 그동안 갈고닦은 홍보 역량을 가지고 대학 시절 좋아했던 연극과 뮤지컬을 일반인에게 가르치는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로 결심하고 퇴사했다. 일단 홈페이지를 개설했지만 어떻게 회사를 설립할지 막막했다.

두 사람은 올해 초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 분야 예비 창업 지원 사업'에 문을 두드려 꿈꾸던 회사를 창업했다. 예술 분야 창업 아이디어를 지닌 청년 예술 기업가 10팀을 선정해 팀당 최대 15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올해 시작됐다. 사업비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기업가 정신, 판매 가격 설정과 경쟁사 분석, 온·오프라인 판매 전략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오픈월이 몬드리안호텔에 연 니나조 전시.
그 덕분에 반씨는 벽만 있다면 어디든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홍보하는 문화예술기업 '오픈월(OPEN WALL)' 대표가 됐다. 이씨는 공연 예술 아카데미 전문 플랫폼인 '1막1장' 대표 명함을 들고 다닌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올해 6월부터 두 사람의 멘토로 창업 컨설팅 전문가인 장원태 비브릭 대표(39)를 소개했다. 비브릭은 세종텔레콤과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는 비시드파트너스가 합작한 회사다. 지금까지 프리미엄 예약 서비스 기업 '에그다이닝', 미술품 분할 소유 기업 '프로라타아트' 등의 창업과 성장을 도왔다. 장 대표는 포항공대(포스텍)와 조지아공대 출신으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 AT커니 컨설턴트, 핀테크 기업 데일리금융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 포워드벤처스(쿠팡) 초기 서비스 개발자 등을 역임했다.

1막1장이 주최한 희곡 읽기시간.
반수경 오픈월 대표와 이지현 1막1장 대표는 사업상 큰 결정을 할 때마다 장 대표에게 SOS를 친다. 반 대표는 지난 9월 장 대표 소개로 서울 이태원 몬드리안호텔 레스토랑에서 작가 니나조 작품을 전시했다. 장 대표는 "창업 초기 빠른 실증이 중요하다. 벽에 그림을 걸어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점주와 고객이 어떤 의견을 내는지 직접 목소리를 듣게 해줬다"고 말했다.

반 대표는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카페나 식당 등에 어울리는 작품을 전시하면 점주의 만족도가 높고, 전시장 임대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작가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장 대표님이 공간 섭외 기준과 유통, 작품 보험 등에 관한 조언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지난 16일부터는 서울 성수동 카페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이보라 전시를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19 불황으로 위축된 미술 시장에서 예술가들이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이 대표가 이끄는 1막1장도 코로나19 시대 무대에 서지 못하는 공연 예술가들에게 강의 기회를 주고, 뮤지컬과 연극을 배우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에게 전문가의 수업을 받게 해주고 있다. 홈페이지 개편과 마케팅 등을 도와준 장 대표는 "코로나19로 수강생이 줄어도 수업을 진행할지 말지, 회사 비용구조와 수업의 마케팅 효과를 고려해 기준을 정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장 대표님의 시의적절한 컨설팅 덕분에 회원 수가 순조롭게 늘고 만족도가 높다"고 감사를 전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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