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당한다..SON 안의 맨시티
[스포츠경향]
손흥민(28)은 독일 분데스리가에 뛰던 시절 ‘양봉업자’로 불렸다. ‘꿀벌군단’(도르트문트의 애칭)만 만나면 펄펄 날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무대를 옮긴 뒤에는 팀을 가리지 않고 잘 해왔던 손흥민은 요즘 특정팀에게 또다시 ‘킬러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매년 우승 후보로 군림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그 상대다.
손흥민이 ‘맨시티 킬러’로 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그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2차전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3골을 쏟아내 토트넘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맨시티에 비수를 꽂은 손흥민은 공식전에서만 6골을 넣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에게는 그저 외면하고 싶은 선수일 수 있다. A매치(축구국가대항전) 휴식기가 끝나자마자 2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에서도 손흥민이 무섭게 움직였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맨시티의 수비를 뚫는 돌파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는 전반 5분 맨시티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든 뒤 팀 동료 탕귀 은돔벨레의 크로스를 잡아채 골키퍼 다리 사이를 꿰뚫는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후반 20분 지오바니 로 셀소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결정지었다.
개막전 패배 이후 8경기 무패(6승2무)를 질주한 토트넘은 승점 20점으로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에도 올랐다. 지난달 27일 번리전 이후 한 달 가까이 득점이 없었던 손흥민도 시즌 9호골로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선 터라 기쁨은 두 배였다. 토트넘 골잡이 해리 케인은 “손흥민의 위대한 골로 (토트넘이) 기회를 잡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적장인 과르디올라 감독이 손흥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는데도 막지 못했다고 탄식한 대목도 흥미롭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가 전반 5분 만에 실점한 것은 토트넘에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였다”면서 “케인이 볼을 떨어뜨리면 스테번 베르흐베인이나 손흥민이 뒷공간으로 쇄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더 잘 대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영국방송 ‘BBC’는 “4분 19초 만에 득점을 터뜨린 손흥민의 결승골은 맨시티가 4년 만에 가장 이른 시간에 내준 실점”이라고 보도했고, 축구통계 전문업체 ‘옵타’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를 상대로 손흥민(6골)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제이미 바디(9골·레스터 시티) 한 명 뿐”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킬러 본능은 왜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이 그의 복귀에 공을 들였는지 짐작하게 만들기도 한다. 토트넘은 오스트리아에 전세기를 띄워 17일 카타르전을 마친 손흥민을 복귀시키는 특급 대우를 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선수와 스태프를 포함해 1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었다. 구단의 정성 아래 안전하게 복귀한 손흥민은 맨시티를 무너뜨리는 골을 넣으며 두 팔을 벌리는 ‘전세기 세리머니’로 고마움을 표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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