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3대3농구로 기량 다진 이채훈, "장점은 슛과 피딩, 기동성"

이재범 2020. 11. 2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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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기회를 만들어주면 슛을 넣어줄 수 있다. 상대가 존 디펜스를 설 때 하이 포스트에 자리 잡으면 센터를 견제한다. 그 때 외곽 기회를 봐준다. 지금도 잘 달릴 수 있다.”

2020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는 23일 열린다. 어느 때보다 대학 재학생들이 많이 지원해 이번 드래프트에는 역대 최다인 48명이 참가한다. 이들 중 실기테스트를 통과한 일반인 7명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연세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채훈(201.9cm, G)도 그 중 한 명이다.

이채훈은 울산 송정초 2학년 때부터 농구공을 잡았다. 골밑 플레이에만 집중했던 이채훈은 5학년 때 하성기 코치를 만난 뒤 드리블과 슈팅 훈련에 집중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화봉중에 입학한 뒤 신장 대비 근육량이 부족해 성장통을 겪었다. 중학교 입학할 때 178cm였던 키는 고등학교 입학할 때 196cm로 자랐다.

화봉중 3학년 때 춘계연맹전에서 우승으로 이끈 뒤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이채훈은 “솔직히 1학년 때 화봉중에 센터가 없어서 제가 먼저 들어가거나 식스맨, 주전 등으로 어떻게든 코트에서 뛰었다. 성장통을 겪으며 동기들에게 밀렸다”며 “자존심이 상했고, 화봉중에는 외곽만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 새벽부터 슛과 기본기 연습을 많이 했다. 애들이 쉴 때나 야간 훈련이 끝난 뒤 뛰는 훈련과 볼 핸들링, 피벗 등도 연습했다”고 중학교 3학년 시절을 되새겼다.

이어 “우리 선수 구성이 신장이 좋고, 다들 1대1 능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조직력과 수비까지 다져 우승했다”며 “저는 리바운드에 중점을 두고, 포스트에서 1대1 상황이 되면 자신있게 올라가고, 더블팀이 들어오면 외곽으로 패스를 내줬다”고 덧붙였다.

울산 무룡고가 아닌 명지고에 진학한 이채훈은 “처음에 꿈을 꾼 게 서울에서 한 번 농구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명지고에는 센터 자원이 없었다. 가서 경기를 뛰면 지방보다 대학과 연습경기도 많이 해서 저를 어필할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기억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진학할 경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데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기에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야 한다.

이채훈은 “1학년 때 어린 마음에 솔직히 집에 가고 싶고, 고향 생각도 났다. 훈련도 많이 힘들었는데 이걸 극복하려고 마음을 다잡았다. 부모님께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훈련이 힘들 때마다 선생님께서 따로 면담도 해주셨다. 그것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며 “운동신경이 특출 나지 않고, 신장으로 농구를 하는 편이었다. 명지고에서 지금 흔히 말하는 빅맨도 달려야 한다는 걸, 리바운드를 잡고 속공까지 가담할 수 있는 농구를 배웠다. 체력 훈련이 힘들어도 뛰려고 많이 했다. 새벽 운동도 나가서 뛰는 걸 많이 했다. 2,3학년 때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대회 때 나왔다”고 자신의 고교시절을 되짚었다.

이채훈은 연세대 입학 후 1년 만에 농구부에서 나왔다. 이채훈은 그 이유를 묻자 “연세대는 운동을 했던 선수 중에서도 정말 잘 하는 선수들이 입학하는 학교다. 저는 운이 좋아서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하면 몸도, 기량도 많이 올라올 거라고 여겼는데 제가 같은 포지션인 박인태 형 등보다 부족해서 자신감을 잃어 그만 뒀다”고 답했다.

3대3 농구를 하며 농구와 인연을 이어나간 이채훈은 “3대3 농구를 하면서 몸싸움이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골밑에서 자리를 잘 못 잡고, 급하게 플레이를 해서 쉬운 슛도 놓치곤 했다. 3대3 농구를 하면서 포스트에서 여유를 갖고, 슛 성공확률이 올랐다”고 기량이 더 성장했다고 자신했다.

덧붙여 “기회를 만들어주면 슛을 넣어줄 수 있다. 상대가 존 디펜스를 설 때 하이 포스트에 자리 잡으면 센터를 견제한다. 그 때 외곽 기회를 봐준다. 지금도 잘 달릴 수 있다”며 “KBL에선 외국선수도 뛰는데 외국선수를 막을 수도 있는 힘을 가졌다. 2대2 플레이에서 지역방어를 깨는 방법, 외곽 기회를 살려줄 수 있다”고 자신의 장점을 들려줬다.

사실 지난해 드래프트에 이채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렇지만, 확실한 센터 4명(박정현, 김경원, 이윤수, 박찬호)이 있던 지난해보다 빅맨 자원이 적은 올해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걸로 마음을 바꿨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이채훈은 “그것(올해 빅맨 자원이 적은 것)도 일부이기도 하다. 작년 5월 말에 전역(육군 9사단 지게차 운전병)했다. 그 때 당시에는 아예 뛰어다니지 못했다. 4개월 동안 준비해서 제 기량을 보여드리는 건 욕심 같았다. 시간이 부족했다. 몸을 확실하게 만들어서 드래프트에 나가자는 마음가짐이었다”고 했다.

이채훈이 중학교 시절 수상할 때 이름을 나란히 했던 선수들은 박정현(LG), 박준영, 양홍석(이상 KT), 이윤수(DB) 등이다.

이채훈은 “박정현은 동갑이지만, 1년 유급해서 16학번이고, 양홍석은 후배였다. 박준영은 동기”라며 “박준영과 대회 때 엄청 많이 만났다. 춘계연맹전, 연맹회장기, 전국체전, 추계연맹전 등에서 맞대결을 했다. 박정현과 고 2때 많이 맞붙었고, 고 3때도 매치업이 되었다. 중학교 시절 종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만났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이채훈과 함께 이번 드래프트를 준비한 또 다른 드래프트 참가자인 김대욱은 “승부욕이 강하고, 운동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며 “군대를 다녀와서 몸이 안 좋았는데 극복하기 위해서 새벽 운동 등을 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뽑히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구나, 나와 비슷한 처지구나’라고 느꼈다. 열심히 하는 형이다”고 이채훈을 설명했다.

이채훈은 “어쨌든 대학에서 운동을 그만뒀다. 편입 이야기도 들었는데 안 한 이유는 겁이 났기 때문이다. 제가 편입을 했을 때 안 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쓸데 없는 걱정을 했다”며 “농구부에서 나온 뒤에도 프로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우선 군대를 갔다 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제 선배, 후배들의 경기를 TV로 보니까 저 선수들은 저렇게 열심히 뛰는데 농구 선수였던 저는 군대에 있어서 자존심이 상했다. 전역하면 열심히 해서 프로에 갈 거라는 마음을 먹었다. 체중도 감량하고, 강우형 형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개인 PT도 끊어서 기본 체력도 다지고, 웨이트도 다졌다”고 프로 진출을 바랐다.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 중 빅맨 자원이 적다. 이채훈은 48명의 참가자 중 정희현(202.4cm)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빅맨이 필요한 팀이라면 군대 문제까지 해결한 이채훈을 눈 여겨 볼지도 모른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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