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집값 폭등에 젊은층 등 떠밀리듯 투자의 세계로 [뉴스 인사이드 - 2030세대 투자 열풍]
대학생들까지 아르바이트비 들고 가세
8월까지 20대 주식계좌 작년比 99%↑
돈만 넣으면 AI가 알아서 굴려줘 편리
'핀트' 이용자 10명 중 8명이 2030세대
해외주식 쪼개서 살 수 있는 앱도 인기
소액으로 상업 부동산 투자 앱까지 등장
투자자들은 앱의 도움을 받아 투자를 하면서 배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최근 대학 투자 동아리에는 투자를 배우겠다고 나선 학생들이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030 투자자가 급격히 증가하자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자기책임 원칙’을 반드시 새기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테크 모르는 저보단 AI가 더 믿음직”
3년차 직장인 박모(24·여)씨는 지난 6월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서비스 앱 핀트를 사용해 6.6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핀트는 고객이 투자성향을 설정하면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는 앱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비율도 자동으로 조정해줘 따로 투자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자산을 알아서 굴려주는 일종의 프라이빗뱅커(PB)인 셈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앱 파운트를 활용하는 정모(30)씨는 투자성향을 반영해 해외와 국내 자산에 알아서 분배해 주는 AI가 마음에 쏙 든다. 정씨는 “주식은 하나도 모르는 ‘주린이(주식+어린이)’라 주식에 투자하기는 겁난다”며 “현재 약 두 달째 투자를 진행 중인데 수익률이 3.07%로 선방하고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휘발유를 넣으면 차가 굴러가듯이 돈만 넣으면 알아서 굴러가는 점이 매력”이라며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최근엔 소액으로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앱이 개발됐다.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카사’ 앱에선 5000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금융위는 지난해 카사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하며 “중·소형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해 일반투자자의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30세대의 투자 열기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20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20대가 신규로 개설한 증권사 계좌는 287만3000건이다. 전년 동기(144만건) 대비 99.5% 증가한 수치로 30대(317만600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정모(24·여)씨는 “서울에서 언니와 전셋집에 살고 있는데 서울 집값이 폭등하는 걸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며 “월급을 아끼고 아껴 10년 꼬박 모아야 2억~3억원인데 서울 집값은 1년에 몇 억씩 오르는 걸 보고 ‘주식이라도 해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대학가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대학 투자 동아리들은 회원을 모집하면 예년보다 2배 많은 인원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선발된 동아리원들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처럼 종목 분석을 하고 실제 투자를 진행한다. 아르바이트비로 투자하는 ‘열정’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이민규 서강대 가치투자학회 SRS 부회장은 “시중에 나온 종목 보고서를 보고 이와 비슷하게 리포트를 써본다”며 “재무제표 스터디도 따로 하며 꾸준히 투자를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해 연 20% 정도의 수익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새로 투자시장에 유입된 2030세대들이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투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이야 국내외 주식시장이 활황이라 손해 볼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추후 하락장에 들어서면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난 3월만 해도 코스피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1457.64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 코스피가 2175.17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3개월 만에 49.2% 급락한 것이다.
해외투자를 진행할 때도 주의점이 많다. 우선 해외 직접투자를 할 땐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투자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만약 투자한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차손까지 발생하면 손실 폭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투자하고자 하는 종목을 꼼꼼히 분석하는 건 기본이다. 해외주식은 국내주식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아 특정 정보에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가 횡행한다. 이 경우 주가가 하락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 6~8월 사이 국내 투자자들은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는 미국의 수소연료전지트럭 업체 니콜라에 2억1000만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했지만 니콜라가 사기업체라는 리서치 보고서가 나오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6~8월 사이 평균 48.54달러이던 니콜라 주가는 현재 20달러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해당 기간 니콜라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50%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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