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드론택시가 날지 못한 사연은?..제주 드론비전 선포식 '반쪽'

'송악산 문화재 지정' 반대 주민 드론 택시 이륙장 점거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문화재 지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21일 제주드론비전 선포식에 참석하기 위해 섯알오름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원희룡 지사의 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 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2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주차장에서 진행한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이 반쪽 행사로 끝났다.

제주도는 이날 '제주 드론 비전 선포식'에 이어 드론택시 첫 비행실증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송악산 문화재 지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드론택시 이륙장을 점거하면서 무산됐다.

제주도는 중국 이항(Ehang)사의 2인승급 기체인 일명 '드론 택시' 시범비행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특히 성인 남성 평균 몸무게에 해당하는 80㎏ 물품을 싣고 비행에 나설 계획이었다.

섯알오름 주차장을 출발해 바다 위를 날아 가파도 상공을 거쳐 송악산을 지난 후 섯알오름 주차장에 다시 착륙하는 경로다.

이미 오전 2회에 걸쳐 사전 비행까지 마친 상황.

그런데 정작 오후 선포식에서는 드론 이륙장을 점거한 송악산 문화재 지정 반대 주민들로 인해 실증을 하지 못했다.

이날 주민들은 "제주도가 주민 동의없는 송악산 일원 문화재 지정을 결사반대한다"며 원 지사가 탑승한 차량을 사방으로 가로막고 30여분간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원희룡 지사는 '송악선언'을 통해 송악산 개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도는 주민 설득에 어려움을 겪자 드론택시 비행을 포기했다.

한편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 드론비전 선포식에서 "제주는 드론 규제 샌드박스로서 태양광 드론을 포함한 친환경 드론을 이용해 다양한 드론 실증을 해나가면서 드론 메카를 조성하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며 "드론을 중심으로 첨단기술이 집약된 미래 신산업 생태계를 제주에서 조성해 대한민국과 세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