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3x3는 3명이 하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김지용 2020. 11. 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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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지용 기자] 역시 3x3는 3명이 하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20일 카타르 알 가라파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FIBA 3x3 도하 월드투어 2020에서 우승 후보 뉴욕 할렘(미국)과 웁(세르비아)이 충격의 예선 탈락을 당했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두 팀의 탈락에는 ‘3’이라는 숫자가 공통적으로 깔려 있었다.

지난 9월 헝가리 데브레센에서 열린 FIBA 3x3 헝가리 월드투어 2020에서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던 웁(세르비아)과 FIBA 3x3 유럽 월드투어 2020에서 4강에 오른 뉴욕 할렘(미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하지만 두 팀은 나란히 예선 탈락했다. 세계 3x3의 흐름을 주도하는 세르비아와 미국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돼 있는 두 팀의 예선 탈락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도미니크 존스(뉴욕 할렘)와 마르코 브랑코비치(웁)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두 팀의 8강 진출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두 팀의 부진이 목격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팀은 4명의 로스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3명만 경기에 나섰고, 상대와의 체력 싸움에서 버티질 못하고 무너졌다.

불과 3달 전만 해도 우승에까지 도전했던 두 팀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팀 동료들이 다 같이 도하에 오지 못했다. 그로 인해 4명의 로스터 중 3명만 등록했고, 이 여파는 첫 경기부터 고스란히 나타났다.

뉴욕 할렘의 상황이 심각했다. 지난해 월드투어 MVP를 차지했던 도미니크 존스의 영향력도 숫자 싸움의 열세를 극복할 순 없었다. 첫 상대 우테나(리투아니아)에게 21-8로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다.

화려함을 앞세운 뉴욕 할렘답지 않은 경기였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3분여 만에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고, 상황마다 로테이션을 가져간 우테나는 경기 시작 4분여 만에 12점 차까지 도망가며 뉴욕 할렘에게 충격을 안겼다.

두 번째 상대였던 로잔(스위스)을 상대로는 경기 초반 데이비드 시저스가 부상을 당하며 2명만 경기에 나섰던 뉴욕 할렘이었다. 짠함까지 느껴진 뉴욕 할렘은 로잔에게도 21-7로 대패를 당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뉴욕 할렘은 로잔에게 경기 시작 5분19초 만에 패하며 월드투어 역사상 최단 시간 패배 팀이란 굴욕까지 떠안게 됐다.

웁(세르비아) 역시 3명의 선수만 이번 대회에 나섰다. 9월 열린 유럽 월드투어에서 강력한 수비로 세계 1위 팀 노비사드(세르비아)도 무너뜨렸던 웁도 3명의 선수 만을 가지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교체 선수가 없다 보니 로테이션에 의한 강한 압박은 펼쳐보지도 못했고, 예선 두 번째 상대였던 벨레필트에게는 22-10으로 대패하며 뉴욕 할렘과 마찬가지로 예선 탈락했다.

세계 정상권의 팀들도 3명의 선수만 경기에 나서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게 다시 한번 증명된 이번 대회였다.

겨우 10분을 3명의 선수가 못 뛰는 게 이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짧은 공격 제한 시간으로 인해 공, 수 교대 스피드가 5대5보다 빠르고, 볼 데드가 되지 않는 이상 쉴 시간이 아예 없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은 3x3가 5대5보다 많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교체 선수 없이 3명의 선수만 경기에 나서면 체력 저하 속도와 피로도가 5대5보다 훨씬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로스터의 공백이 생기면 대체 선수의 실력을 떠나 어떻게든 4명의 로스터를 모두 채워 경기 중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낫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도 3명의 선수로만 경기에 나서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다시 한번 증명된 3x3. 국내 선수들에게도 이번 대회에서 뉴욕 할렘과 웁이 보여준 경기력은 향후 로스터 운영에 많은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_FIBA 제공

점프볼 / 김지용 기자 mcdash@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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