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레알의 황태자' 레돈도를 아시나요? [축구계슈가맨을찾아서#37]

박문수 2020. 11. 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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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의 황태자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
▲ 우아한 플레이를 앞세워 당대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렸던 레돈도
▲ 클럽 커리어와 달리, 아르헨티나에서는 아쉬웠던 활약 / 부상 또한 발목 잡아


2020 발롱도르 드림팀 베스트 11 후보들이 모두 공개됐다. 당분간 축구계 슈가맨을 찾아서는 발롱도르 2020 드림팀에 선정된 선수 중, 소식을 접하기 상대적으로 어려운 선수를 중심으로 포지션별 소개하는 시간을 갖겠다.

[골닷컴] 박문수 기자 = 발롱도르 2020 드림팀에 선정될 수비형 미드필더 후보는 총 20명이다. 그리고 이들 중 단 한 명만이 베스트 11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총 20명의 선수 중 단 한 명의 후보를 고르기란 쉽지 않았다. 지난 시간과 마찬가지로 유명세보다, 상대적으로 소식을 접하기 어려운 선수로 추렸다. 피를로와 세도르프 그리고 알론소와 사비는 비교적 최근에 은퇴한 선수다. 그리고 사비와 피를로는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필드를 누비고 있다. 여러 후보 중 선정한 선수는 레돈도다. 때마침 제2의 레돈도로 불렸던 페르난도 가고가 현역 은퇴를 선언한 만큼, 겸사겸사 후보를 선정했다.

이번 '축구계 슈가맨을 찾아서 발롱도르 드림팀 후보'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르헨티나의 전설로 불리는 페르난도 레돈도다.

# 레돈도는 누구
아르헨티나의 황태자로 불린 선수다. 금발 머리 수려한 외모 그리고 우아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다. 기본적으로는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공수 밸런스가 좋았으며 후방 빌드업도 장기 중 하나였다. 21세기 초반 안첼로티 감독 체제 밀란의 피를로가 레지스타, 일명 후방 플레이메이커의 교과서로 불렸다면 레돈도는 그보다 앞선 선수로 보면 된다. 피를로를 포함해 알론소와 부스케츠처럼후방에서부터 빌드업에 능한 선수들의 롤모델로 해석해도 된다.

# 선정 이유
앞서 말한 대로다. 실력 하나는 일품이었다. 소위 말하는 월드 클래스 미드필더로 불렸고, 별명부터가 황태자였다. 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팀 레알 중원의 핵심이었고, 지금은 감독으로도 유명한 시메오네의 아르헨티나 대표팀 파트너였다.


굉장히 독특한 유형의 선수다. 지금에야 후방 빌드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레지스타 유형의 선수가 많아졌지만, 레돈도가 뛰던 시절 마우루 시우바와 데샹 등, 소위 말하는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공통점은 수비력이 강점이지 패싱력은 아니었다. 오해는 말자. 떨어진다는 말은 아니니까.

피를로 만큼의 영향력은 아니어도, 후방 플레이메이커라는 개념을 도입한 선수기도 한다. 레돈도와 다소 석연치 않은? 이별을 택한 레알 마드리드가 훗날 캄비아소와 가고를 영입한 이유도 레돈도를 향한 추억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전자는 인테르의 전설이 됐고, 후자는 잘생긴 외모가 더 돋보였지만.

# 주요 커리어는?
1969년생이다. 말디니와 동갑이다. 비교적 이른 시기 프로 데뷔했고, 1985년 17세 이하 남미 챔피언십을 통해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연을 맺었다. 1990년부터 유럽에서 뛰었다. 첫 클럽은 스페인 라 리가의 테네리페였다. 1994년까지 테레리페에서 뛰면서 주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기간 아르헨티나 대표팀 일원으로 1992년 컨페드컵 그리고 1993년 코파 아메리카 정상을 차지했다. 참고로 1993 코파 아메리카는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테레리페 소속으로는 79경기에 나와 8골 1도움을 기록했다. 활약상을 인정받아 1994/1995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다. 입단 초기부터 자리를 잡은 건 아니었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 비교적 힘겨운 시기를 겪기도 했다. 1994/1995시즌 레알 입단 첫 시즌 라 리가 정상에 올랐다. 부상 복귀한 22라운드부터 38라운드까지 셀타 비고전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출전했다. 1996/1997시즌에도 레알의 라 리가 우승을 도왔다. 축구 팬들에게 유명한 전성기 호나우두의 바르셀로나 시절이 바로 1996/1997시즌이다.

1997/1998시즌에도 레돈도는 레알 마드리드 일원으로서 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 탈환을 도왔다. 눈에 띄지는 않아도 언성 히어로로서 제 역할을 해냈던 레돈도다. 1999/2000시즌에도 레알 일원으로서 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도왔다. 특히 4강 2차전 맨유 원정 후반 8분 보여준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어시스트(득점 주인공은 라울이다)는 아직까지도 레돈도의 시그니쳐로 불리고 있다.


이후 행보는 조금 꼬였다. 레알을 떠나 AC 밀란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상 탓에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그렇게 2004년 현역 은퇴했다. 공교롭게도 레돈도가 가세한 밀란에서는 피를로라는 또 한 명의 위대한 후방 플레이메이커가 탄생했다.

클럽 커리어와 달리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커리어가 조금 초라하다. 1992년부터 1999년까지 28경기를 소화한 게 전부였다. 1993 컨페드컵에서도 브라질과의 8강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 나섰고, 1994 미국 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 주전 미드필더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감독과의 마찰로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1995 코파 아메리카를 기점으로 대표팀 명단에서 아예 빠졌으며, 1998 프랑스 월드컵에도 나서지 못했다. 1999년 3월 네덜란드와의 친선전을 통해 복귀했지만, 1999년 9월 두 차례 열린 브라질과의 맞대결을 끝으로 아르헨티나 대표팀과는 연을 접었다. 1995년부터 1998년까지 한창 시기,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한 게 치명타였다.

그래픽 = 박성재 디자이너
사진 = Squawka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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