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착취하는 대학의 무도함

이종태 편집국장 2020. 11. 21. 13: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나경희 기자가 제686호에 쓴 '화상 피해 대학원생에게 구상권 청구하려는 총장'은, 저 개인적으론 편집국장을 맡은 지난 6개월여 동안 가장 가슴 아픈 기사였습니다.

경북대 화학 실험실에서 일하던 대학원생이 폭발 사고로 전신 3도 화상을 입었지만 대학 측이 치료비 지급을 중단해버렸거든요.

대학원생들이 상당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경희 기자가 제686호에 쓴 ‘화상 피해 대학원생에게 구상권 청구하려는 총장’은, 저 개인적으론 편집국장을 맡은 지난 6개월여 동안 가장 가슴 아픈 기사였습니다. 경북대 화학 실험실에서 일하던 대학원생이 폭발 사고로 전신 3도 화상을 입었지만 대학 측이 치료비 지급을 중단해버렸거든요. 그 학생이 앞으로 수년 동안 많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사고가 지난해 말 터졌으니, 늦은 보도.

학교에서 일하는 대학원생들은 산재보험법상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의료비가 보험 처리되지 않는 상황. 학교 측은 지난 3월부터 치료비 지급 중단. 피해 학생의 아버지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증언하며 다시 재조명받게 된 것.

학생 아버지를 만났을 텐데.

너무 차분하게 말씀하시다가, “울고 싶은데, 딸과 아내 앞에서 어떻게 울 수 있겠는가”라며 울먹이는 바람에….

학교 측이 지급을 중단한 이유는.

‘돈이 없다’거나 ‘규정이 없다’고. 지난 10월에 경북대 측이 만든 ‘제정안’은 학생들에게 책임이 있다면 치료비를 다시 받아갈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피해자 가족들을 격앙시키기도. 오히려 경북대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1억5500만원을 모아 치료비로 전달.

대학원생들이 상당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대학 입장에서도 중요한 ‘노동자’들. 그러나 ‘일하는 대학원생’들은 사실상 ‘무권익’ 상태. ‘교수 자녀의 논술 숙제 첨삭’ ‘교수 논문 자료 찾아주기’ 등 대학원생이 업무 이외의 일에 동원된다는 것은 일상적으로 나오는 이야기. 대학원생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노예” “일하느라 논문을 쓸 수 없다” 같은 자조가 나오는 형편.

이종태 편집국장 peeker@sisain.co.kr

싱싱한 뉴스 생생한 분석 시사IN (www.sisain.co.kr) - [ 시사IN 구독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