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전 의원 인터뷰 "최소한 나는 왔다갔다하지 않았다"

글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사진 권호욱 선임기자 입력 2020. 11. 2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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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원은 최근 몇 년간 늘 정치권에서 화제를 몰고 다녔다. 지난 4월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뛰어든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벌써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월 16일 이 전 의원을 만났다. 이 전 의원은 “주식회사 부산의 CEO가 되어 부산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이언주 전 의원 /권호욱 선임기자

-요즘 어떻게 지내나.

“책 출판을 앞두고 밤새워 일하고 있다. 마지막 교정 작업 중이다. <태평양 도시국가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11월 말에 출간한다. 싱크탱크격인 ‘Busan Innovator Group(BIG)’과 함께 부산 경제혁신을 논의했고, 그 결과를 담았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에서 경선 룰이 정해졌다. 논란이 됐던 여성 후보 가산점은 얼마를, 어떻게 줄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정하기로 했다. 일설에는 특정 후보에 유리하다고 해서 가산점이 논란이 됐다고 한다.

“특정 후보가 유리한 게 아니라 특정 후보가 유리해지는 것을 참지 못하겠다는 그런 거 아닌가? 특정 후보를 배척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에도 있고, 시행도 된 건데 논란을 일으킨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의구심을 일으킨다.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고 싶은데 여성 후보로 인해서 당선에 장애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그런 논란을 굳이 일으킨 게 아닌가. 부산여성단체협의회 등 여성계에서 여성가산점제를 모든 선거에 적용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권력형 성범죄 때문에 실시되는 이번 보궐선거의 성격을 망각한 거다.”

-예비경선에선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본 경선에서는 당원투표가 20% 반영된다.

“거꾸로 된 것 같다. 예비경선에서 당원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1차 관문을 통과할 때 당원들로부터 최소한의 지지는 받는 사람이 통과되고. 그 안에서 우열을 가릴 때 국민적 지지를 따져야 한다. 저한테 짜라고 했으면 예비경선에서 5:5, 본 경선에서 2(당원):8 이렇게 했을 것이다. 당원투표 비중이 너무 많이 줄었다.”

이언주 전 의원/권호욱 선임기자


-부산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한다.

“직접 느낀다. 부산 사람들은 화끈한 걸 좋아한다. 옛날부터 야도(野都)다. YS, 그 이후에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도 야당에서 활약하다가 대통령이 됐다. 야성이 강하다. 야당이 야당답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가 있다. 답답해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중도층 확장 노선이 잘못됐다고 보나.

“노선 자체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야성을 말하는 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건이라든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추상같이 질책하고 흔들어놔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 미진하다고 본다. 전반적으로 당이 침체해 있다. 야당으로서 역동성이 떨어져 있다. 너무 지나치게 안정만 추구하면서 야성을 잃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국민 특히 부산시민은 ‘야당이 지금 뭐 하나’ 하면서 뭐라고 한다. ‘왜 안 달라지노’, ‘왜 혁신을 안 하노’라고 묻는 거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부산이야말로 세력교체, 세대교체, 정치교체가 필요한 곳이다. 그동안 굉장히 많이 침체했다. 정치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고, 대대적인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새로운 동력과 새로운 흐름이 용솟음쳐야 하는데 조용하게 있다. 민주당을 뽑았더니 결국 부산 민주당도 기득권이었다. 이도 저도 아니다. 이럴 때 우리 당이 과거에 못 했지만 세대교체하고 시대교체하고 새롭게 가겠다고 혁신을 하면서 막 치고 나가야 한다. 그런데 시민이 봤을 때 이게 아닌 거다. 과거 정권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 아무런 반성도 없고 세력교체도 없고, ‘그냥 민주당이 잘못했으니 우리가 할게요’ 이러면서 많은 후보가 각축을 벌이니까 비전을 보이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언주 전 의원만이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부산에 빚이 없다. 기존의 정치·경제 모든 면에서 기득권하고 연결된 것이 없다. 지금 부산에 필요한 것은 기존 문제를 진단하고 수술하고 새롭게 개편하고 그래서 세대교체하는 것이다. 이게 부산의 시대정신이다. 지금은 저 같은 사람이 부산의 시대정신에 맞다고 본다. 부산에서 오래 정치한 사람들이 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도, 시민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언주 전 의원/권호욱 선임기자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김해공항은 24시간 (운영이) 안 되고 확장도 안 된다. 내륙에 있는 공항은 경쟁력이 없어지는 시대다. 대한민국 전체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긴급하다. 문제는 이게 계속 시간을 끌면서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부산시장이 되면 이것만은 하고 싶다 하는 것이 있나.

“제가 경제인 출신이다. 외국인 투자전문 변호사이자, 르노삼성자동차·에스오일 등 기업에서 일했다. 국제경쟁력이 떨어져가는 제조업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하고 어떻게 부가가치 높은 사업으로 전환해야 하는지, 로드맵이 저한테 있다. 책상에서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현장에서 같이 땀 흘리면서 제가 물꼬라도 트겠다. 방향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부산을 문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공연들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 부산은 흥이 많고 끼가 많은 도시다. 출장 갈 때 반바지 하나라도 챙겨가는 곳이 부산이다. 문화도시로서 성장해야 성공한다. 문화가 돈이 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에서 국민의당, 국민의힘까지 여러 당을 거쳤다. 이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소한 저는 (당을) 나갔다 들어오진 않았다. 일관되게 한 방향으로 갔다. 왔다갔다 안 했다. 지금 보니까, 후보 중 왔다갔다한 사람들이 많다. 무소속으로, 자기 공천 안 줬다고 출마했다가 다시 들어오고… 저는 제 소신 때문에 나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할 말이 있다. 민주당에 실망해서 노선이 맞지 않다고 해서 탈당을 하고, 새로운 보수정당을 꿈꾸는 사람이다. 보수정당의 혁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진보든 보수든 제대로 된 정당이 현재로서는 없다. 국민의 바람과는 갈수록 멀어지는 것 같다. 부산도 똑같이 여야를 떠나서 기득권 구조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큰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은 커지는데 정치권은 반대로 간다는 느낌이 든다. 제가 이것을 바꾸는 깃발을 들고 싶다. 부산을 바꾸는 깃발. 뭔가 지금은 바꿔야 할 때고, 그런 깃발은 보통 저 같은 사람이 잘 든다. 계속 욕먹으면서도 깃발을 들어오지 않았나. 그런 깃발을 들고 부산의 변화를 외쳐보고 싶다.”

글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사진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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