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현대판 조선시대 천태국의 정체..입주자대표는 왜 관리소장을 죽였나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실화탐사대'가 베일에 싸인 '천태국(가명)'의 정체를 파헤치고,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관리소장 살인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 첫 번째 실화 '현대판 조선 시대! 천태국의 정체는?'
대한민국에 황제 폐하가 다스리는 또 다른 나라가 있다? 제작진 앞으로 도착한 ‘천태국(가명)’에 관한 제보. 천태국의 입구는 두 명의 문지기가 지키고 있다는데.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어렵게 잠입에 성공한 제작진. 내부는 벽도, 계단도 온통 황금색이었는데! 그곳에는 본인을 ‘폐하’로 칭하는 창시자와 그를 추종하는 '백성'들이 있었다.
“내가 황태자니까 차기 황 계승자, 천상의 주인이 될 건데. (나를) 폐하라 불러요. 천국, 천상, 극락? 나에게 명을 받지 못한 이상 아무도 못 가.” 천태국 창시자의 말이다.
천태국 백성들은 “황은이 망극하옵나이다, 폐하!”라고 화답한다.
폐하는 본인이 인류를 구원하고 귀신을 심판하러 하늘에서 온 황태자라고 한다. 의식을 통해 귀신을 퇴치하고, 코로나19까지도 치료한다는데. 어떻게 하는 걸까? 폐하의 퇴마 의식에는 무속인 같은 여자가 있어, 폐하가 퇴치하려는 귀신을 부르면 여자는 돌연 접신한 듯 움직이고 목소리도 바꾼다. 폐하의 말 한마디에 여자는 아이나 할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폐하는 죽은 귀신뿐 아니라 살아있는 유명인도 심판한다는 것.
천태국 창시자는 “재임 중에 있었던 모든 부정행위 연방 경찰이 다 밝혀낼 것이야. 너는 심판대 위에 올라섰어. (중략) 야! 트럼프 아메리카 킹!”라고 말한다.
서울 한복판에 자기들의 나라를 세운 천태국 폐하와 백성들. 문제는 천태국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이 있다는 것. 천태국 가입 조건이기도 한 제사의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 또 조상을 구원하는 제사부터 본인이나 가족을 위한 제사까지 종류도 많다고.
“조상들 구원하는 건 효도잖아. (제사는) 1,500, 2,000, 2,500, 3,000만 원이 기본이고 그 위는 한도 끝도 없어.” 천태국 창시자의 말이다.
제사 비용으로만 수억 원을 잃는 사람도 있다는데. 결국, 사기죄로 고소당한 폐하. 하지만 법원에서는 천태국 제사를 무속 행위로 인식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천태국 측은 협박, 강요 등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과연, 그 말이 사실일까?
◆ 두 번째 실화 '완장을 찬 입주자대표'
지난 28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발견된 여성의 시신. 사망한 채로 발견된 여성은 바로 이 아파트의 관리소장 이경숙 씨.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관리사무소 CCTV에 기록된 그날의 진실은 아파트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오전 9시 50분경, 칼을 꺼내 소장을 위협하는 한 남자. 그대로 살인을 저지르고 현장을 유유히 떠났다. 소장을 잔인하게 살해한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같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김 씨(가명). 그는 왜 관리소장을 죽였나?
경찰 관계자는 “(왜 사람을 죽었냐고 물어보니까) 자기가 사기당했다고, 횡령당했다면서 그걸 조사해달라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범행 1시간 30분 후 경찰에 자수한 김 씨(가명). 소장이 횡령해서 살인했다는 김 씨의 주장. 과연, 그의 주장은 사실일까? 이경숙 씨의 동료 관리소장들은 오히려 김 씨가 소위 갑질을 행사하며 관리소장을 괴롭혔다는데. 작년 1월, 입주자대표 회장에 부임한 김 씨가 아무 근거 없이 관리소장의 횡령을 의심하더니 급기야 복수 인감으로 관리해야 할 아파트 관리비 통장 전부를 소장 모르게 단독 인감으로 바꿔버렸다고.
故 이경숙 씨 동기 관리소장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경숙 소장님이 너무 놀라서. 회장님이 도장을 잃어버렸다고 혼자 은행을 다니면서 (관리비 통장을) 다 단독 직인으로 변경을 한 거예요”라고 증언한다.
소장을 못 믿겠다는 둥, 인감을 잃어버렸다는 둥 20일간 무려 9개의 통장을 재개설한 피의자. 다리 다친 소장을 억지로 은행에 데려가기도 했다는데. 억울하다며 회계 감사를 요청한 이경숙 씨. 감사 결과 횡령은 없었다. 김 씨의 주장은 사실무근이었던 것.그러나, 감사 이튿날 이경숙 씨는 무참히 살해당했다.
이경숙 씨는 아파트에서도 알아주는 착실한 소장이었다. 정화조 점검도, 아파트 화단의 도색 작업도 척척 해냈다. 쉴 새없이 일하다 아파트 지하 계단 구석에 마련된 간이침대에서 자는 쪽잠이 경숙 씨의 유일한 휴식이었다. 아파트를 위해 헌신해온 소장은 왜 죽어야 했나? 입주자대표에 의해 살해된 관리소장. 이 문제의 시발점은 어디일까.
故 이경숙 씨 언니는 “내가 관리비를 냈으니 너는 내 부하직원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관리소장은) 갑을도 아니고 병정쯤 되는 거예요”라고 토로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공공임대주택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입주민이 가한 폭언과 폭행 사례는 무려 2,996건. 그러나, 입주민의 갑질을 막는 법적인 안전망은 없는 상황. 경숙 씨의 죽음에 주택관리사 보호법을 마련하자며 ‘이경숙 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상황. 입주자대표의 갑질을 막을 방안은 무엇일까?
MBC '실화탐사대'는 21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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