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에 날아간 선생님 꿈..시험 하루 앞두고 '물거품'
[앵커]
오늘 치러진 중등 임용고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응시 자격 자체가 제한됐습니다.
이번 노량진 학원 발 집단감염으로 확진자들은 지난 1년의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이 돼 버렸는데요.
경제 사정 때문에 8년째 일과 공부를 병행해온 수험생, 올해를 마지막으로 생각한 수험생 등 안타까운 사연이 많습니다.
안윤학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2년부터 8년째 중등 임용고시에 도전해온 김 모 씨.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수영강사, 학교 기간제 교사 등 생계를 꾸리면서 '주경야독' 공부를 해왔습니다.
아등바등 해왔지만, 결과는 매번 참패.
올해는 배수진을 쳤습니다.
시험이 있는 11월까지 쓸 생활비를 미리 모아놓고, 공부에만 몰두했습니다.
모의고사 성적이 올랐습니다.
시험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김 모 씨 / 6층 수강생, 확진자 : 그전부터 머리가 아프고, 근육통이 있어서. (언제부터요?) 화요일(17일)? 열이 자꾸 올라서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선별진료소 가라 해서…. 확진자가 죄인도 아닌데, 이렇게 시험 못 보게 하는 건 부당하다….]
이번 중등 임용고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응시 자체가 막혔습니다.
2주 전 안내문이 배포돼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김 씨는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인천 교육청, 질병관리청, 총리실, 교육부 등등…
'대입 수능에선 확진자도 시험을 볼 수 있다는데, 임용고시에선 왜 안 되나요?'
하지만 김 씨 호소를 귀담아듣는 곳은 없었습니다.
[김 모 씨 / 6층 수강생, 확진자 : 수능이랑 임용이랑 별개로 생각해 달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이 사람들은 다 자기 탓 아니고 여기에 전화해 봐라, 저기에 전화해 봐라, 이러는 것 같아서 전화하다 지쳐서….]
지난해 0.17점 차로 아깝게 떨어진 최 모 씨.
학교 강사 일을 병행하면서도, 학원 내 성적은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로 밤잠 줄이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벌써 4년째.
임용고시에 필요한 한국사검정능력시험 성적 유효기간이 끝나는 올해를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달려왔지만, 시험 불과 하루 전, 뜻하지 않은 확진 날벼락에 그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최 모 씨 / 6층 수강생, 확진자 : 계속 조심했죠. (수업 때) 한 거라곤, 저 마스크 벗지도 않았고, 그냥 물 마실 때만 내린 게 다였거든요. 밥도 안 먹어야겠다 해서, 안 먹었거든요.]
제발 기회라도 달라 당국에 호소해봤지만, 마지막 기회는 허무하게 물거품이 돼버렸습니다.
[최 모 씨 / 6층 수강생, 확진자 : 시험을 봐서 떨어지면 받아들일 수 있어요. 전혀 기회가 없는 거면, 이거는 제가 (코로나19에) 걸리고 싶어 걸린 것도 아니고. 저나 제 주변 모두가 다 힘들죠.]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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