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0단] 지지정당 다르면 코로나도 다르게 본다, 한국도 미국도
미국에서 코로나가 큰 위협인가 질문에
민주당 지지자 85% 위협으로 판단
공화당 지자자는 46%만 위협 인식 한국은 '노 마스크' 과태료 놓고
민주당 지지자 89% ‘적절' 판단인데
국민의힘 지지자는 56%만 ‘적절' 질병 앞에서도 내편 네편 따진 건가
같은 사실도 보는 ‘창'이 다른 탓인가
어느 때부터 진영 논리가 세상사의 판단 기준이 됐다는 한탄이 나온다. 이념과는 별 관계가 없을 듯한 영역에서도 정치적 진영에 따라 평가가 딴판으로 나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지지하는 진영에서 주장하는 것이면 웬만하면 옳고 타당하며, 다른 진영에서 주장하는 것이면 그르고 부당하다고 본다는 것이다. 내 편인가, 남의 편인가가 잣대다.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가 극심하게 대립했다. 때론 대립을 넘어 적대적인 상황까지 갔다. 그러는 과정에 양측 지지자는 코로나19를 바라보는 시각도 딴판이었다.
앞선 6월 조사에서는 '상점에 갈 때 항상 또는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쓴다'고 답한 비율이 민주당 지지자 중에선 76%였는데, 공화당 지지자 중에선 53%에 그쳤다. 코로나19는 질병·과학의 영역이다. 그런데 지지 정당에 따라 판단이 다른 것이다. 엉뚱하게도 당파적 이슈가 된 거다.
정책 평가에서는 더 차이가 났다. 지난 7월 말~8월 초 조사에는 미국이 다른 부유한 국가에 비해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는가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민주당 지지자(동조 성향 포함) 87%가 '덜 효과적'이라고 답했고 '비슷한 수준' '더 효과적'이란 응답은 각각 8%와 4%에 불과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동조 성향 포함)는 34%만이 '덜 효과적'이라고 했고 42%는 '비슷한 수준', 22%는 '더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우리는 어떨까. 코로나19 자체에 대해선 미국처럼 완전 딴판까지는 아니지만 약간의 차이는 있다. 한국갤럽 10월 3주 차(20~22일) 조사에 따르면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 있는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 59%가 '가능성 있다'고 답했고,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는 50%가 '가능성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를 다루는 정책을 놓고선 인식 차이가 뚜렷했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 92%가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봤지만, 국민의힘 지지자는 그 비율이 47%에 그쳤다. 거의 두 배 격차다.
문재인 대통령을 보는 시각에 따라 인식이 다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 중에선 87.3%가 노 마스크 과태료 부과를 '적절하다'고 했지만, 부정 평가한 응답자 중에서는 '적절하다'는 비율이 57.3%에 그쳤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모두 정치적 이념의 양극화가 심해졌고, 그 양극화가 과학·정책의 영역까지 침범한 것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된 걸까. 혹시 같은 사실, 같은 내용인데도 그것을 보는 '창'이 다르기 때문은 아닐까.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보고 싶은 대로 보여주는 창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은 아닌가 말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뭘 하든, 무엇을 말하든 진영에 따라 무조건 믿거나 무조건 믿지 않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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