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마약이.. 호주서 택배 대신 받았다가 억울한 감옥살이

박원수 기자 2020. 11. 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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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부탁으로 한국에서 보낸 약품을 호주에서 받으려다 마약사범으로 몰려 7개월 동안 감옥살이를 한 대학생이 발송인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대구법정. /연합뉴스

대구지법 민사13단독 김성수 부장판사는 대학생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B씨는 48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고 판결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호주 워킹홀리데이 도중 알게 된 C씨로부터 한국에서 택배로 오는 물건을 대신 받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먼저 귀국해 있던 C씨는 A씨에게 ‘식약청에서 인정받은 비타민 제품’이라며 A씨를 안심시켰다.

부탁을 받은 A씨는 2018년 1월 물건을 받으러 호주의 공항에 갔다가 마약성분이 있는 약품을 수입하려 한 혐의로 현지 공항경찰대에 붙잡혔다.

A씨가 받은 물건은 국내에서는 비염치료제로 쓰이는 일반약품이었지만 호주에서는 마약 물질이 함유됐다는 이유로 엄격하게 통제하는 약품이었다.

호주 당국에 붙잡힌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현지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현지 영사관을 통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사태해결을 호소한 끝에 불기소처분으로 7개월만에 풀려나 귀국했다.

A씨는 귀국후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준비하다가 택배 발송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사람이 B씨라는 것을 알게 돼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 부장판사는 “사건 경위와 이후 경과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A씨가 이 사건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이 명백해 피고는 위자료 3000만원을 포함해 모두 4800여만원을 금전적으로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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