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경제] '가덕도 태풍'에 국토부, 풀보다 먼저 누울까
신공항 입지가 ‘2전3기’로 결정될 일?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11년과 이어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두고 맞붙은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는 모두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2011년 3월 당시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가 경제성(40점), 공항운영(30점), 사회환경(30점) 등 총 3개 항목으로 두 개 후보지를 평가한 결과 밀양은 100점 만점에 밀양은 39.9점, 가덕도는 38.3점을 받았다. 둘 다 50점에 미치지 못해 공항 입지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낙제점’을 받은 것입니다. 실제 배점이 가장 높은 경제성 분야에서 가덕도는 12.5점, 밀양은 12.2점을 얻는 데 그쳤죠. 박창호 당시 입지평가위원장은 “밀양과 가덕도 모두 불리한 지형조건으로 인해 환경 훼손과 사업비가 과다하고 경제성이 미흡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또 당시 후보지 간 지역 갈등이 극심했던 것을 감안해 결과 발표와 함께 “국가적 차원에서 아직 (동남권 신공항 추진) 시기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전문가적 양심을 갖고 고심했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5년 뒤인 2016년 진행된 영남권 신공항 타당성 용역결과 역시 2011년 평가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죠. 해당 용역을 수행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이번에는 김해공항 확장안과 밀양, 가덕도 3곳에 대해 성장 가능성과 접근성, 사회영향평가, 실현 가능성 등 각각의 시나리오별로 평가한 결과 밀양은 총 1,000점 만점에 683.3점(활주로 2개)으로 2위, 664.7점(활주로 1개)로 3위를 기록했고 가덕도는 634.8(활주로 1개)과 580.6점(활주로 2개)로 4위와 5위에 그쳤습니다. 결국 총점 818점을 받은 김해공항 확장안이 당시 1위를 해 ‘김해신공항’ 방안이 추진됐던 배경입니다. 오히려 안전성 측면에서도 ADPi는 ‘안전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결국 안전성을 이유로 김해신공항 안을 주저 앉혔습니다. 검증위는 특히 안전성 문제와 함께 ‘공항 시설 확장을 위해선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제처 유권해석을 인정, 김해신공항안에 절차적 흠결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죠.
결국 정치권은 이 ‘전문가 인정 증서’를 쥐고 흔들면서 가덕도 신공항을 지어야 한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을 무리하게 밀어 붙일 때 이를 비판하거나 별 언급 없었던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도 검증위 검증 결과가 나오기 무섭게 ‘가덕도 공항 추진 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민주당보다 선수를 친 것이죠.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저항시인 김수영의 시 ‘풀’이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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