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예의지국은 칭찬 아닌 모욕적 표현"

정우상 기자 2020. 11. 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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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 광장서 '독립문 123주년 기념식' "중국몽은 악몽"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21일 오전 11시 서울 독립문에서 ‘독립문 123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보수 성향의 미래대안행동과 국민노동조합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기념사를 했고, 홍콩과 대만의 인권활동가 등이 메시지를 보냈다. 독립문이 원래 건립된 목적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에 있는 만큼, 이번 행사에도 반중(反中) 메시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천영우 전 수석은 기념사를 통해 “독립문은 123년전 일본이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서재필 선생이 세운 기념물”이라며 “서재필 선생이 영은문과 모화관을 허물고 그 자리에 독립문을 세운 것은 중국에 대한 사대와 굴종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근대적인 자주 독립국가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대내외에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천 전 수석은 “120여 년 전에 일본의 패권으로부터 조선의 독립을 지키는 것이 지상 과제였듯이 앞으로는 중국의 패권적 횡포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 외교안보정책의 최대 숙제”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베이징대 연설에서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 한국을 작은 나라로 묘사하면서 대한민국을 소한민국으로 폄하하고 중국몽에 한국도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며 “중국몽은 한국이 목숨을 걸고 피해야 할 악몽”이라고 말했다.

영은문을 헐고 세운 독립문. 1904년의 사진.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위대한 중화민족의 꿈’은 중국이 지배하는 동아시아의 질서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며, 한국에는 한미동맹을 해체하고 한국의 친중 굴종을 전제로 한 신형 조공관계로 돌아가자는 내용이라는 천 수석의 주장이다.

천 수석은 중국에 맞서기 위한 한국,미국,일본의 동맹과 협력을 강조했다. 이어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함의를 지적하며 중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인의 정신세계에서 40년간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것은 뼈에 사무친 치욕으로 남아있는데 중국의 속국으로 500년을 지낸 것은 억울해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속국 중에서도 중국을 잘 섬기는데 타의 모범이 된다는 의미로 중국이 조선을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조선에게 얼마나 모욕적인 표현인 줄 모르고 중국의 칭찬으로 여기는 얼빠진 사람들도 아직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익명을 요구한 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도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는 “한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 등 여러 동아시아 국가가 연대하여 중공의 대외팽창과 제국주의에 대항하길 희망한다”며 “우리의 다음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항상 깨어 있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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