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방역 장벽' 강화

KBS 2020. 11. 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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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희정입니다.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명주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는 북한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나서는 등 방역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치국 확대 회의에서 방역 강화를 지시한 뒤 더욱 고삐를 죄는 모습인데요.

지난여름 수해를 입고도 코로나 19 방역을 들어 외부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북한.

이번에도 재차 거부 입장을 밝혔습니다.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근 북한의 모습, 또 김정은식 코로나 정치의 특징은 무엇인지 짚어 봤습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어머니날 기념 공연이 열리는 평양 교예극장으로 사람들이 속속 모여듭니다.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이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손 소독을 하느라 분주합니다.

객석의 관람객들은 듬성듬성 띄어 앉았습니다.

불과 한 달 전, 당 창건 75주년 기념 집단체조 공연 때 빼곡하게 모여 관람하던 모습과 확연히 대비됩니다.

심지어 야외 공연에서도 관람객들은 1미터 이상씩 거리를 유지했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16일 : "제7기 제20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11월 15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소집됐습니다."]

최근 열린 당 정치국 확대 회의 이후 북한은 방역에 더욱 철저한 모습입니다.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동안 공식 행보를 자제했던 김정은 위원장은 직접 정치국 확대 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 방역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선 이례적으로 평양의대의 부정부패가 공개적으로 거론됐습니다.

평양의대 당 위원회가‘엄중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며 비사회주의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문제가 논의됐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16일 : "엄중한 형태의 범죄행위를 감행한 평양의학대학 당 위원회와 범죄를 비호, 묵인, 조장시킨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 사법검찰, 안전 보위 기관들의 무책임성과 극심한 직무태만 행위에 대하여 신랄히 비판됐습니다."]

구체적인 범죄 사실을 밝히진 않았지만, 의약품 반입 비리나 의료 서비스 관련 특혜 행위가 발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조진구/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만연할 수 있는 부정부패를 차단하고 그것에 대한 본보기를 이번에 보여준 보여줌으로써 내부 체제 단속 강화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봅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지 말자”면서 방역 장벽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국경 봉쇄를 풀고 외부 지원을 받아들였다가 코로나 19가 전파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겁니다.

북한이 빗장을 걸고 있지만, 정부의 대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8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코로나 19가 진정되면 북한에 공개적인 접촉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11월 18일, KBS 뉴스9 : "북한으로서는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이렇게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 오는 방식보다는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좋은 효과가 있고 합리적 접근을 할 수 있다.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으니까요. 북이 응하기만 한다면 저는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코로나19 공동 대응이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내비쳤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11월 18일, KBS 뉴스9 : "만약에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이런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일지 말지, 운명적 선택에 놓였다" 지난 19일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논설 내용인데요.

북한이 코로나 19 사태를 단순 전염병 관리 차원이 아닌 국가안보 차원의 엄중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 주요 정책 결정 기구를 자주 소집하면서 코로나 19 방역 대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사태를 내부 통치와 외교에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청와대가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우리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이튿날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 한 통을 보내왔습니다.

[윤도한/前 청와대 국민소통수석/3월 5일 :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또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자칫 남북 관계가 더 악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를 내세워 유화책을 쓴 걸로 풀이됩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비공개 친서와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도 남측 국민과 문 대통령에게 위로 인사를 전했습니다.

남북관계 교착 국면에서 또 코로나19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당 창건 75주년 기념 연설 :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 이 두 손을 맞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

김 위원장의 코로나19 정치는 대미, 대중 관계에서도 나타납니다.

지난 5월 시진핑 주석에게 보낸 친서에서는“중국이 전염병 전쟁의 확고한 승기를 잡고 있다”면서 시 주석의 리더십을 추켜세웠습니다.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에겐 위로 전문을 보내 친밀감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애민 지도자상을 부각하며 체제 결속을 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연설에서 코로나 19 극복 등을 언급하며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스무 번쯤 언급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당 창건 75주년 기념 연설 : "우리 인민군 장병들이 발휘한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헌신은 누구든 감사의 눈물 없이는 대할 수 없는 것들 입니다 여러 번 울먹거리고 이례적으로 자책하는 발언도 하며 인민을 생각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부각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위기관리 업적도 간접적으로 과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당 창건 75주년 기념 연설 : "세상을 무섭게 휩쓸고 있는 몹쓸 전염병으로부터 이 나라의 모든 이들을 끝끝내 지켜냈다는 이 사실..."]

북한의 국경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북중 교역이 급감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 위원장의 초강력 코로나 대응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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