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래퍼3 우승 이영지, 금목걸이 외제차 없이도 힙합 가능했다 '변기 위 뮤비'

육지예 2020. 11. 2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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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목걸이, 외제 차 없이도 힙합이 가능했다.

11월 18일 공개된 신곡 '타협' 뮤직비디오는 래퍼 이영지가 직접 제작했다.

이영지는 불 꺼진 집안을 누비며 랩을 했다.

돈다발, 금목걸이, 외제 차와 뮤즈는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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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육지예 기자]

금목걸이, 외제 차 없이도 힙합이 가능했다. 폭발적인 반응이다.

11월 18일 공개된 신곡 '타협' 뮤직비디오는 래퍼 이영지가 직접 제작했다. 화려하고 호화스러운 풍경 대신 반지하 현관이 등장했다.

이영지는 불 꺼진 집안을 누비며 랩을 했다. 래퍼 뮤직비디오에서 변기 위에 앉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 돈다발, 금목걸이, 외제 차와 뮤즈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여태껏 ‘힙합’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짧은 영상 속에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담았다. 때밀이 타올이며 자개 옷장, 뒤에 보이는 빨래 건조대와 집게들. 주변에 널브러진 비닐봉지까지. 이영지는 꽃무늬 이불에 앉아 덧신을 벗어 던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이 있었다. 이런 파격적인 모습이야말로 여태껏 본 적 없는 ‘스웨그’가 아닐까.

단정히 교복을 착용하고 예의 바르게 앉아 있는 학생. 거칠고 반항적인 기존 힙합 이미지와 다소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런데 마이크를 쥐자 돌변했다. 카리스마 있는 발성을 자랑해 심사위원을 놀라게 했다. 이영지가 Mnet '고등래퍼3'에 처음 등장했을 때다. 그 결과 최연소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이후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뜻밖의 인기는 랩보다 개그 캐릭터에 몰렸다. Mnet '굿걸:누가 방송국을 털었나'와 웹예능 '힙합걸즈'에 출연해 범상치 않은 개그 감각을 드러냈다. 줄곧 유쾌한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해졌다.

웃음도 잠시, 무대에 올라서면 언니 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써 내려간 랩 가사에 불필요한 허영은 조금도 없었다. 겸손하면서도 당당하게 묵직한 한 방을 전했다.

뮤직비디오가 끝난 뒤 이영지는 "미끄럼틀도 있는 부잣집 아파트에 살다가 7살 때 이곳으로 이사 왔다. 명예도 가난도 모르던 내가 제일 먼저 한 말이 뭔 줄 아느냐"고 제작진에게 물었다. 이어 "할머니 여기 두더지가 사는 집이야?"라는 말과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났다.

특별한 배경도 아닌 반지하 집에서 진정한 멋을 전했다. 이영지는 날 것 그대로가 가장 솔직하다는 걸 알았다. 돈다발과 명품, 금목걸이와 뮤즈에 둘러싸인 래퍼와는 거리가 멀었다. 남들이 뭘 하든 자신이 하는 게 가장 트렌드하고 멋있다는 걸 아는 태도. 나이에 맞지 않는 성숙한 자세가 엿보였다. 세상과 타협 없이 자기를 믿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진='타협'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뉴스엔 육지예 mii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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