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빠진 文, 행사 땐 맨앞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김해 신공항 백지화와 추미애 법무부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충돌,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감사 등 국정 핵심 현안으로 정치적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최근 이런 사안들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0일 야당 의원 모임에서 “대통령은 폼 잡는 자리에만 나타나 조국·윤미향·추미애 사태 등을 정리하지 못하고 앉아서 의전만 한다. 나중에 책임질 상황에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진보 성향 홍세화씨도 언론 칼럼에서 “우리 대통령은 착한 임금님”이라며 문 대통령의 침묵과 외면을 비판했다.
청와대는 4년 전 정부가 결정한 김해 신공항을 뒤집는 총리실 산하 검증위 발표에 대해 “총리실의 결정에 대해 추가적으로 더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부산과 다른 영남권 지역의 이해가 충돌하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영남권 신공항을 백지화하면서 “국가와 지역의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김해 신공항 확장 결론 이후 사과 대신 김해공항 확장이 동남권 신공항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김해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문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고 보고 있다.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충돌을 두고선 여권에서도 문 대통령이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을 앞세워 윤 총장 사퇴를 유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법을 개정하는 무리수로 연내 출범을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달 국회 연설에서 “국민 여망이 담긴 공수처의 출범 지연을 이제 끝내달라”고 했었다.
청와대는 현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 경우 갈등이 정리되지 않고 오히려 증폭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은 도중에 개입하는 자리가 아니라 최종 결정하는 자리”라며 “사안을 방관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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