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공항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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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서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남다르다.
우리나라의 인천국제공항과 달리 외국 관문공항엔 사람 이름을 딴 곳이 많다.
영국 리버풀의 존 레넌 공항, 폴란드 바르샤바의 쇼팽 공항, 이탈리아 로마의 다빈치 공항 등 음악가·예술가 이름을 딴 곳도 있다.
우리나라는 유명인 이름을 딴 공항은 없지만, 권력자 이름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곳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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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유명인 이름을 딴 공항은 없지만, 권력자 이름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곳은 많다. 청주공항은 ‘노태우공항’, 양양공항은 ‘김영삼공항’, 무안공항은 ‘김대중공항’으로 불린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세금 먹는 하마’라는 게 공통점이다.
동남권신공항 후보였던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되자 여당이 가덕도 몰이에 나섰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담은 특별법까지 공언했다. 가덕도신공항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업이다. 공항 이름을 놓고 비아냥 담긴 논란이 일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여당에서 ‘노무현공항’이라는 명칭까지 흘린다”고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한술 더 떠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으로 부르자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그냥 ‘문재인 공항’ 하세요”라고 비꼬았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공항 짓는 데 기여한 사람 이름을 붙여라. ‘오거돈 공항’”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항공모함엔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등 전직 대통령 이름이 즐비하다. 오대양을 누비며 미국의 자긍심을 높인다. 공항 역시 이름만으로도 자국 역사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표만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 정치’가 만든 공항이 언제 혈세를 낭비하는 곳으로 전락할지 알 수 없다. 국민들은 이면에 배어 있는 권력자의 음습함을 보면서 분노할 것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치욕스런 ‘정치 공항’을 어떻게 설명할지 난감하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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