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유해 250여 구 추가 발굴

정재훈 2020. 11. 2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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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6.25 한국전쟁 당시 대전 산내 골령골이라는 곳에서는 민간인 수천 명이 군과 경찰에 의해 희생됐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난 9월부터 추가 발굴에 나서 유해 250여 구가 70년 만에 수습됐습니다.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층층이 쌓인 수많은 유골함.

팔순을 넘긴 할머니가 함을 쓰다듬고 또 쓰다듬습니다.

70년 전 헤어져 평생 그리워해 온 큰 오빠를 찾기 위해섭니다.

1950년 6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형무소에 끌려간 뒤 소식이 끊긴 혈육입니다.

[신순란/대전시 산성동/고 신석호 씨 동생 : "우리 오빠가 여기에 묻혀 있지 않을까. 여태 그 마음으로 오빠가 계신다는 생각으로 찾아왔습니다."]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의 9번째 유해 발굴.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유해 발굴지입니다.

이 구덩이에서 수많은 유해가 켜켜이 쌓인 채 발견됐습니다.

유해 250여 구와 유품 600여 점이 수습됐습니다.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유해도 나왔습니다.

[박선주/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장 : "치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뿌리들로 봐서, 18세 이전의 치아들이 발견된 것으로 봐서 (그동안) 증언이 사실이었다."]

[박규용/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상임대표 : "10년을 허송하는 동안 희생자 유해는 삭아 없어졌고, 유가족 대부분은 세상을 등졌습니다. 진실을 밝힐 가해자도, 목격자도 찾기 어렵게 됐습니다."]

2006년 공식 발표된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는 최소 3,400여 명 이상. 하지만 발굴된 유해는 300여 구에 불과합니다.

신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오빠의 유해를 찾는 것입니다.

[신순란/대전시 산성동 : "제 자식들더러 내가 죽기 전에 못 찾으면 너희들이라도 나중에 찾거든 나 대신 술이라도 부어 놓아라."]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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