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 환자 "코로나 감염 우려에 아파도 참아요"

박효순 기자 2020. 11. 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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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증학회 환자 914명 조사
40%가 병원 방문 빈도 감소
60% "우울" 이중 절반 이상 '중증'

[경향신문]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로 인해 만성통증 환자들이 병원 진료를 건너뛰는 등 통증 관련 치료와 관리에 허점이 생기고, 우울증 빈도가 높아지는 등 정신심리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회장 전영훈 경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최근 전국 23개 수련병원 통증클리닉 환자 91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만성통증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 이같이 확인됐다. 만성척추통증 654명(71.6%),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140명(15.3%), 대상포진 후 신경통 109명(11.9%), 두 가지 질환을 함께 치료받고 있는 환자 11명(1.2%)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의 유병기간은 80% 이상이 1년 이상이었고, 코로나19 유행 전 약 70%가 한 달에 1회 이상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약 40%에서 방문빈도가 감소했다. 질환의 호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직접적인 영향인자로 확인됐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환자들의 병원 방문빈도 감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자기 스스로 조심해서’(31%)가 가장 많았고, 이어 언론보도의 영향(28%), 가족 또는 지인의 영향(13%) 순이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한 기간 동안 환자들의 운동시간과 운동량은 약 60%에서 줄었다. 약 65%는 외출 시간이 줄었고, 약 22%는 수면시간이 감소했으며 약 30%는 체중이 늘었다. 정신심리적인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신경질은 30%, 걱정은 50%, 우울감의 빈도는 40%가 높아졌다. 일상생활에서 흥미나 즐거움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가 전체의 20% 이상이며, 거의 매일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한 경우도 25%가 넘었다.

임윤희 통증학회 홍보이사(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들은 통증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하기 때문에 병원 방문횟수 감소가 적었다”면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고령의 환자들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회적 활동과 운동량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환자의 60%에서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 상태였다. 질환별로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군의 약 90%,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약 50%, 만성척추통증 환자군의 약 55%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심각한 우울증의 빈도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45%, 대상포진 후 신경통 14%, 만성척추통증 환자군에서 10%로 조사됐다.

전영훈 회장은 “코로나19로 평소 건강하던 사람들도 정신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며 “만성 통증환자들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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