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공감만으로 위로 받는다..마음 건강에 힘이 되는 '코칭' [기고]

강용수 한국코치협회 회장 2020. 11. 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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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마음챙김의 어머니로 일컬어지는 엘런 랭어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을 통해 정신의 활력이 몸의 건강을 좌우함을 입증했다. 70~80대 노인 8명을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처럼 1주일간 20년 전 모습처럼 현재형으로 이야기하고 청소, 설거지 등 집안일을 직접 하게 했다. 이 추억여행의 결과 참가자들 모두 시력과 체력 등 신체 나이가 50대로 돌아가는 기적이 일어났다. 마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면 육체의 시계까지 돌릴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한국은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산업화를 이루어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앞만 보고 달려온 압축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도 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삶의 만족도, OECD 최고의 자살률, 높은 사회적 갈등지수, 낮은 행복지수 등이 이를 보여준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지속으로 감염에 대한 불안과 무거운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코로나 블루(우울)라는 새로운 단어도 생겼다. 이는 물리적 거리 두기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면서 나타나는 불안감, 무기력감, 부정적 생각 등이 증가되어 생긴 우울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코로나 블루 현상은 코칭을 통해 상당부분 완화,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코칭의 어떤 본질적 특성이 마음 건강이 약한 사람들에게 크게 효과적일까? 사람들은 대부분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부정적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고, 절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코칭은 인간을 도구가 아닌 온전한 존재로 보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 마인드를 갖도록 희망의 백신을 심어준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은 어린 시절 말더듬이였는데 “너는 머리가 너무 좋아서 혀가 머리의 회전속도를 못 따라가서 그렇다”고 한 어머니의 코칭적 접근이 그의 열등의식을 극복하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코칭은 사람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고, 스스로 답을 찾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을 갖고 있다는 코칭철학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런 신뢰와 믿음이야말로 희망의 백신일 것이다.

코칭의 핵심은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해주며 격려하는 것이다. 코칭에서 경청은 마음을 여는 기술이라고도 하는데, 이를 통해 코치는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수용해준다. 마음이 힘든 사람들은 코치들이 경청하며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크게 위로와 지지를 받고 스스로 헤쳐나올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된다.

코칭은 관점 전환과 격려를 통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감 있게 행동하게 한다. 격려란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용기와 의욕이 솟아나도록 북돋는 것이다. 격려 코칭은 힘든 상황의 사람들이 자신의 어려운 상황에만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관점을 바꾸어 자신을 발견하고 각자가 부여받은 소명을 찾고 희망차게 살아가도록 도와줄 수 있다.

최근 한국코치협회 주최로 열린 제17회 대한민국코칭컨페스티벌의 주제는 ‘언택트(UN-TACT) 시대, 코칭으로 온택트(ON-TACT)’였다. 여기서 ON은 따뜻할 온(溫)의 의미도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코칭으로 희망과 자신감을 갖게 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코치의 따뜻한 마음을 적극 펼쳐 나가자는 뜻이었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행사에서도 1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좀 더 희망으로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논의한 것을 보면서 이러한 따스한 마음 나눔에 대한 사람들의 소망과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은 창조적이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고, 전인적인 존재라는 코칭철학을 바탕으로 공감적 경청을 통해 고객을 격려하는 코칭문화가 확산된다면, 코로나 블루와 같은 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를 극복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강용수 한국코치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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