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과로한 당신, 간도 지쳐요

박효순 기자 2020. 11. 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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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늘면서 간 건강에 '적신호'
GTP·AST·ALT 등 수치 높아져
간 기능 절반 이하 돼도 증상 없어
정기적인 혈액·영상 검사 필요

[경향신문]

성필수 교수가 간질환 진단을 위해 간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간 질환은 신체가 피곤해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러나 간 때문에 피로할 정도라면 간이 엄청나게 망가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기적인 진료나 건강검진을 통해 간 수치를 측정해 간 기능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말을 앞두고 과로의 위험이 높아지고 음주 기회가 많아지면서 간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감마GTP(감마글루타밀 트랜스펩티다제)는 간에 다수 존재하는 담도계 효소이다. 알코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수치가 높다면 간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게서 이 수치가 특히 높게 나온다.

AST(아스파라긴산 아미노트랜스페라제, GOT)는 간을 중심으로 심장, 근육 내에 존재하는 효소이다. 이 수치가 높다면 간염이 의심되며, 심한 운동으로 근육에 염증이 생겨도 이 수치가 올라간다.

ALT(알라닌 아미노트랜스페라제, GPT)는 간세포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효소이다. 어떤 이유로 간세포가 파괴되면 혈액 중에 유출된다. 이 수치가 높으면 간염 등으로 인해 간세포가 많이 파괴된 것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주요 간 건강 수치를 점검하고, 황달 여부와 간초음파 등을 통해 평소 간질환 여부를 점검하고 금연·절주와 복부비만 해결 노력 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는 “간은 서서히 파괴되어 간 기능이 절반 이하로 저하되더라도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면서 “간 손상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간 전체적으로 이미 손상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성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간질환이 진행되고 있어도 자신은 건강하다고 착각하며 음주를 계속하다가 간경변증 혹은 간암으로 진행된 이후에야 뒤늦은 후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자각 증상이 모호한 만성 간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 검사를 통하여 간 기능 및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지 확인하는 것과, 영상검사를 통하여 지방간 혹은 간경변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 간질환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 후 정기적인 혈액 및 영상검사(간초음파 등)를 통하여 간질환의 진행 및 간암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간암은 간 기능이 좋은 상태에서 초기에 발견되면 간절제술 혹은 고주파 치료(하이푸 등), 색전술 등을 통하여 높은 장기생존율을 보인다. 하지만 간암이 초기에 발견되더라도 간 기능이 좋지 않으면 간 이식 수술을 받기도 한다. 간암이 4기라고 해도 간 기능이 유지되어 있는 경우에는 최근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적용해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외과 전문의 김태희 원장은 “동일한 간암이라 할지라도, 사람에 따라 출혈이 심해 열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는 하이푸의 효과가 미미한 경우도 있다”면서 “이때는 색전술을 병행해 종양 내에 흐르는 혈류의 양을 조절한 뒤 하이푸 치료를 시도하면 보다 긍정적인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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