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KT 특혜 채용' 김성태 전 의원, 항소심서 '유죄'
1심 판결 뒤집고 '대가성' 인정
이석채 전 회장엔 집유 2년 선고
[경향신문]
자신의 딸이 KT에 채용되도록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가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는 20일 김 전 원내대표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청탁을 받고 부정채용에 개입해 뇌물공여와 업무방해 혐의를 받은 이석채 전 KT 회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김 전 원내대표에게는 무죄를, 이 전 회장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 전 회장은 19대 국회 국정감사 기간이던 2012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이던 김 전 원내대표가 자신의 국감 증인 채택을 막아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김 전 원내대표의 딸을 KT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한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원내대표는 앞서 2011년 이 전 회장을 만나 딸이 KT 산하 스포츠단 계약직 직원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KT는 국감 기간 예정에 없던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김 전 원내대표의 딸은 공식 접수 기간이 지난 뒤에 서류를 제출했고, 인성검사 결과 불합격 대상이었지만 최종 합격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딸의 정규직 취업기회 제공을 뇌물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채용상 특혜 제공은 인정했지만 청탁이 오갔다는 서유철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의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김 전 원내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취업기회를 제공받은 사실 자체를 뇌물로 봤다.
재판부는 “국회 환노위 (여당) 간사로서 국정감사에서 증인 채택에 관한 직무와 딸 채용기회 제공 사이의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국가 이익과 양심에 따라 직무수행을 하고 국정감사 운영을 투명하게 해야 할 의원이 개인 이익으로 국감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느라 감시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원 직위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8년 전 당시 자녀의 부정채용만으로 뇌물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의식이 널리 퍼져 있지는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결정했다.
김 전 원내대표의 딸을 포함해 11명을 부정채용한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스스로 자랑하던 KT의 평등하고 투명한 채용 시스템이 망가졌고 공정한 채용의 기회가 있다고 믿은 수많은 지원자에게 좌절감을 줬다”고 밝혔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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