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국민의힘, 안에선 신공항 놓고 TK·PK '충돌'..밖에선 여당 '공수처 속도전'에 밀려
[경향신문]
국민의힘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과 김해신공항 백지화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외부에선 연내 공수처 설치 마무리를 선언한 여당의 속도전에 밀리고 있고, 내부에선 김해신공항 백지화 이후 부산 ‘가덕도신공항’ 문제로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가 싸우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들은 공수처 강행에 강경 대응을 거론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신공항 내전’도 TK가 반발하고 있지만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마냥 PK 민심을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함부로 법을 바꿔 공수처장 같지 않은 처장을 임명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고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당 중진 의원들은 앞다퉈 야당의 투쟁력이 부족하다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5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1야당이 너무나 무력하고 존재감 없다는 원성이 자자하다”고 지적했다. 3선 장제원 의원도 SNS에 “공수처법 개정안이 민주당 폭거로 날치기 통과되는 순간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의 대여 온건 대응 노선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지도부의 무투쟁 노선”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장외투쟁과 관련해선 부정적 의견도 다수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공수처는 국민들이 봤을 때 필요한 기구로 인식될 수가 있고 여론조사에서도 유리하지 않다”며 “코로나19가 확산한 상황에서 장외투쟁을 한다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신공항 문제는 내분을 키우고 있다. 박수영 등 국민의힘 부산 의원 15명 전원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에 대구가 지역구인 주 원내대표는 발끈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도부와 논의 없이 부산 의원들이 법안을 낸 것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며 “정권과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를 위해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반발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 대구 지역에선 오는 24일 김해신공항 백지화 규탄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대구 지역 한 의원은 “결국 당이 분열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면서 “민주당으로선 가덕도신공항이 꽃놀이패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궐선거를 앞두고 신공항 이슈가 지역 주민 이익과 직결되는 만큼 결국 가덕도 쪽으로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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