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야당' 원래 모습 찾아가는 '민평련'

조형국 기자 2020. 11. 2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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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거대 계파'로 개혁 성향
최근 '입법정신' 강조하며 쓴소리
소병훈 대표 추대 등 조직 정비
일각선 '선거 앞둔 움직임' 비판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가 진보적 색채로 당내 무게감을 키우고 있다. 개혁법안 처리에 미온적인 지도부를 향해 신속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신임 대표 체제를 구축하는 등 조직 정비에 착수했다. 1999년 국민정치연구회를 시작으로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민평련은 재야 출신과 개혁 성향의 전·현직 의원 등으로 구성된 당내 주요 의견 그룹이다.

민평련은 20일 정기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재선의 소병훈 의원(66)을 추대했다. 사무총장으로는 진성준 의원(53)이 임명됐다. 민평련에는 현역 의원 42명이 소속돼 있다. 당내 최대 계파인 더좋은미래(51명)와 함께 양대 조직으로 꼽힌다.

그간 주류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우원식 전 원내대표 등이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맡는 등 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당내 야당 역할을 자처했으나 김 전 의장 사망 이후 총선이나 대선에서 영향력 과시에만 집중해 출범 당시 정체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민평련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연내 설치, 공정경제 3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완수 등 “중단 없는 개혁”을 요구하며 선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평련 관계자는 “당이 점점 후퇴하는 모습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임 대표로 추대된 소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앞으로 주요 현안을 토론한 뒤 민평련의 입장을 선명히 밝혀야 할 필요가 있으면 공개적으로 개진하겠다”며 “향후 선거 국면에서도 ‘어떤 사람’이 아니라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민평련이 진보적 목소리를 강화하는 배경을 두고 주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논란이 큰 쟁점엔 침묵하다 선거철이 되자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는 것이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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