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반 → 7세반, 아빠다리 → 나비다리..어린이 때부터 '성평등한 돌봄' 해요
세계 어린이날 맞아 제작
[경향신문]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20일 ‘세계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접하는 성차별적인 말과 행동을 시민의 제안에 따라 성평등하게 바꾼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 사전’을 발표했다.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보고 듣는 이야기들이 알고 보면 성차별적 언어라는 점을 자각하고, 개선해 나가자는 취지다.
성평등 어린이 사전 제작에 의견을 낸 시민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생활할 때 아이들의 성별이 아닌 개인의 특성에 맞춰 대화하는 편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바닥에 앉아 놀거나 수업을 할 때 “아빠다리 합시다”보다는 다리 모양을 본떠 “나비다리 합니다”로 바꿔보자고 했다. 어린이집 등에서 현재 반보다 나이 많은 아동이 있는 반을 지칭하는 ‘형님반’이라는 말도 ‘6세반’ ‘7세반’ 등 나이를 지칭하거나 ‘나무반’ ‘햇님반’ 등 성별 구분이 없는 언어로 부르자는 제안도 제시됐다.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부여하는 고정된 성역할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예회에서 ‘여아는 발레, 남아는 태권도’, ‘여아는 토끼, 남아는 사자’로 역할을 고정하고, 여아에게는 분홍색 계열 학용품을, 남아에게는 파란색 계열 학용품을 지급해오던 것도 아이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어머님’으로 시작하는 알림장이 보호자 역할을 엄마에게만 부여해 성차별적이라는 시민 의견도 제시됐다.
성평등 어린이 사전은 지난 4~9일 시민 1053명의 의견을 받아 제작됐다. 제안자 가운데 여성은 73.6%, 남성은 26.4%였고 연령대는 30대가 45.2%로 가장 많았다.
백미순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어린이들이 가정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생활에서 아직도 성차별 개선 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시민 제안을 통해 아동기부터 성평등한 돌봄과 교육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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