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달러 약세·위안화 강세' 예측..수출 기업들 '시름'

임아영 기자 2020. 11. 20. 20: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성장 바탕 경제 회복 기대..미국은 무역·재정 악화 전망
가파른 원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 하락 우려, 중소기업들 위기감

[경향신문]

내년 미국 달러화 가치가 2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반면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며 위안화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경제를 둘러싼 환율 방정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세계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국 달러가 내년 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이 개발되면 안전자산으로 역할을 수행했던 달러화의 약세가 심화되고,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코로나19 일일 감염자가 17만명에 달하는 데다, 무역과 재정 수지가 동시에 적자가 나는 ‘쌍둥이 적자’도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 김태경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차장은 “이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할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측면에서는 달러화 가치의 불안정과 이로 인한 국제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중기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환율은 1040~1145원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인덱스는 꾸준히 약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위안화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위기에도 수출 호조를 보이는 중국에서 당국이 향후에도 수출 증가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위안화 환율 절상을 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입 물가를 낮추고 소비를 뒷받침하는 효과가 있어 시진핑 주석의 내수 확대 정책에도 부합한다.

경기가 긍정적일수록 해당 국가의 통화가 선호되고 통화가치 또한 높아진다. 중국은 빠르게 코로나19 이슈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4분기 성장률은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힘입어 중국 정부는 19일 유럽 금융시장에서 5년물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0.152%)로 발행하는 데도 성공했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동조화되어 있는 원화 역시 강세다. 9월 초 1180원대 중후반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00원 지지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외환당국도 미세조정과 구두개입을 통해 환율 변동에 대응 중이다.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해지는 수준까지 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막자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안화·달러 환율 하락 속도보다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더 빠른 경우에는 한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더 낮아지기 때문에 기업들에 좋지 않은 신호”라며 “대기업들도 1050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데 이보다 떨어지면 중소기업들에는 큰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교역량과 구매력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2018년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한 이후 안정적 흐름을 유지 중”이라며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정도의 원화 강세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 위원도 “한국과 경쟁 관계인 중국의 위안화·달러 환율, 일본의 엔·달러 환율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비슷한 폭으로 떨어지면 한국만 더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