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남은 '입법의 시간' 이낙연, 대권길 승부수

노지원 2020. 11. 20. 19: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정기국회는 이 시대의 국가적 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런 말과 함께 이례적으로 열다섯가지 입법과제를 하나하나 읊었다.

국무총리를 지낸 여당의 대표로서 입법의 성과를 내겠다는 이 대표의 말에선 다급한 마음도 엿보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수처·공정경제·중대재해법 등
입법과제 15개 일일이 언급하며
"국회서 국가 과제 뒷받침" 강조
내년 초부턴 본격 보궐선거 국면
임기 절반 남아 '성과내기' 다급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정기국회는 이 시대의 국가적 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런 말과 함께 이례적으로 열다섯가지 입법과제를 하나하나 읊었다. 새달 9일 마무리되는 정기국회의 ‘남은 3주’를 입법의 시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무총리를 지낸 여당의 대표로서 입법의 성과를 내겠다는 이 대표의 말에선 다급한 마음도 엿보인다. 당대표 성과를 바탕으로 대선 도전을 염두에 둔 이 대표의 임기는 110일 남아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선 출마자는 차기 대선(2022년 3월) 1년 전에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정기국회 남은 기간 동안 ‘입법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별다른 성과 없이 임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내년 초부터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표까지 기다리고 있다. 대표실 관계자는 이날 “대표가 입법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날 강조한 입법과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정경제 3법, 일하는 국회법, 이해충돌방지법, 국가정보원법, 경찰청법, 5·18 관련 법, 4·3 특별법, 사회적참사특별법, 고용보험법, 필수노동자보호지원법,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온종일돌봄특별법 등이다. 권력기관 개혁, 산업현장 안전 강화, 취약계층 보호, 역사왜곡 방지 등 여러 분야에 걸친 개혁·민생 법안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압도적 의석”을 강조하며 “책임에 부응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인문학술원 제8차 인문포럼에서 \

이 대표의 조급함에는 이유가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매사 신중하고 내용을 꼼꼼히 챙기는 장점이 있지만, 174석의 여당 대표로서의 추진력은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공정경제 3법’이다.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온 건 지난 8월로 3개월이 다 됐지만 당내 합의가 안 된 상태다. 이 대표는 공정경제와 민생경제 태스크포스팀에 관련 논의를 지시했지만 ‘3% 룰’(감사위원 분리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 3%로 제한)을 두고 당내 이견이 나오면서 법안 처리가 늦춰지고 있다. 또 당내에서는 산업현장 인명사고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방안 등 두 갈래로 논의가 나뉘지만, 이 대표는 이 논란도 상임위원회 논의에 맡겼다. 야당 몫 추천위원의 거부권(비토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공수처법을 개정해 공수처 가동을 이뤄내려면, 강력 반발하는 야당을 상대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 대표는 여전히 대선 후보 지지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최근 지지도 상승의 정체기를 맞고 있다. 이 대표로선 여당의 성과를 지휘했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해야 한다. 대표실 관계자는 정기국회 종료가 임박한 것을 고려해 “지금 빨리 논의해도 어쩌면 늦다”며 입법에 힘을 쏟으려는 대표실 분위기를 전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