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민의 부상리포트] 국내 전문의와 트레이너가 바라본 클레이 탐슨의 아킬레스건 부상

서호민 2020. 11. 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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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지난 19일(이하 한국 시간)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19일 열린 2020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골든 스테이트는 멤피스 대학 출신의 제임스 와이즈먼을 뽑았다. 216cm 신장에 107kg 체중, 226cm 윙스팬 등 축복 받은 신체조건을 보유한 와이즈먼은 고교시절부터 전국에서 알아주는 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같은 날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슈팅 가드 클레이 탐슨이 훈련 도중 부상을 입은 것이다. 가벼운 부상이 아니었다. ESPN 등 다수의 현지 매체는 탐슨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위는 오른쪽 아킬레스건이며, MRI 검진 결과 우려했던 대로 아킬레스건 파열 판정을 받았고 시즌아웃 소식이 전해졌다. 탐슨 본인은 물론 골든 스테이트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아킬레스건은 발 뒤꿈치에서 만져지는 굵은 힘줄로 걷게 하는 추진력을 만들고 무릎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인체에서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하며, 아킬레스 부상은 특히 운동선수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이미 NBA에서도 코비 브라이언트, 드마커스 커즌스, 또 지난 시즌에는 케빈 듀란트가 이 부상 때문에 1년을 통째로 쉬었다.

더욱이 탐슨의 경우 지난 2019 파이널에서 왼쪽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이후 다가오는 2020-2021시즌 복귀를 위해 절치부심의 각오로 맹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기에 그 안타까움이 매우 컸다. 

 

탐슨마저 이 악령을 피하지 못해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하는 가운데, 국내 전문의와 트레이너들은 탐슨의 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본지에선 탐슨의 아킬레스건 부상과 관련해 자문을 구하기 위해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 교수와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트레이너를 역임한 류재준 트레이너를 찾았다.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탐슨이 다쳤다는) 외신 기사를 봤는데, 'Achilles tored'라는 병명을 보고 나서 완전 파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마도 중간 부보다는 근육 쪽이 찢어진 것 같다. 지금 현재로선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탐슨의 부상을 바라봤다.

이어 "보통 순조로운 재활을 거치면 수술 후 2~3개월 동안 보조기를 착용한 뒤 그 이후 재활 훈련을 시작하고, 6~7개월이 된 시점에서 뛰는 운동 등 기본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따라서 실전 경기 투입은 10개월 전후로 가능하다. 농구의 경우 아무래도 신체 접촉이 많은 종목이기도 하기에 타 종목에 비해 재활 시간이 더 소요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류재준 트레이너는 "보통의 의사들은 회복 기간을 6개월로 잡는다. 그리고 예전의 몸 상태로 코트에 돌아오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10개월에서 1년이다. 전방십자인대와 비교했을 때 아킬레스건이 조금 더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다. 또 NBA 메티컬 팀들은 대체적으로 선수 부상 복귀 시점을 매우 신중하게 판단한다. 리그 내에서 탐슨의 위치 등을 고려해본다면 복귀까지 족히 1년 이상은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탐슨은 이미 지난 해 전방십자인대 부상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바 있다. 김 원장은 탐슨의 이번 부상이 1년 전 전방십자인대 부상과도 연관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김 원장은 코비 브라이언트와 이종현의 사례를 들며 "코비와 이종현 선수도 십자인대와 아킬레스건을 모두 다치지 않았나. 여러 사례들을 비추어 봤을 때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릎 부상을 입으면 점프하고 착지할 때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 발목, 무릎, 고관절 등이 균형 있게 움직여야 하는데, 무릎을 다치면 다리를 구부리는 것이 어렵다 보니 자연스레 아킬레스건과 발목 부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아킬레스건 파열은 수술 후 재활까지 긴 치료 기간을 요하는 매우 큰 부상이다. 설령 완치하더라도 운동 능력 저하 등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아킬레스건 부상 이후 운동 능력의 저하를 노출한 사례들이 적지 않았기에 탐슨 역시 동일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탐슨과 같이 전방십자인대와 아킬레스건을 동시에 다친 선수 중 복귀 후 다시 예전의 기량을 되찾은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또 탁월한 슈팅 능력과 함께 리그 최고 백코트 수비력을 갖춘 탐슨이 많은 활동량과 사이드스텝을 요하는 수비에서 과연 이전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 사람 역시 공통적으로 이에 대해 우려 섞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김 원장은 "제가 여태까지 수술한 선수들을 보면 슈팅력에 있어서는 부상 전과 후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앞, 뒤 움직임이나 순간 폭발력 등 움직이는 동작의 능력은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수년 간 지속되다가 조금씩 회복되는데, 복귀 후에도 본인과의 경쟁에서 잘 이겨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마찬가지 류 트레이너도 "전방십자인대 부상만 해도 점프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데, 아킬레스건 부상의 경우 점프력 뿐만 아니라 순발력, 민첩성이 크게 감퇴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류 트레이너는 "아킬레스건은 전방십자인대와는 달리 다치고 난 뒤 3~4개월 동안은 체중 지지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죽은 아킬레스건이 재합성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소요되는데, 이 기간 동안 체중에 충격이 가해지면 회복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킬레스건이 전방십자인대에 비해 회복 속도가 느린 이유이기도 하다"며 "체중 지지를 할 수 없게 되면 다리, 엉덩이 근육 등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아킬레스건을 비롯해 족저근막, 종아리, 햄스트링 등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족저근막이나 햄스트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의견을 곁들였다. 

부상을 잘 극복하고 다친 부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필요할 까.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가장 중요한 건 선수의 의지다. 멘탈적으로 단련이 잘 갖춰져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구단, 감독, 의료진과 선수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잘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며 "신체적으로는 재활 및 훈련을 통해 퍼포먼스를 점점 끌어올리면서 다친 부위와 그 반대편 부위의 균형을 이루게 한다. 좌우 부위가 균형을 이뤘을 때 비로소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스테판 커리와 함께 골든 스테이트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며 리그 역사상 최고 슈터로 군림한 탐슨. 직전 시즌 역시 부상으로 고생했던 그가 올 시즌 재기를 노렸지만 또 한번 부상 악령에 사로잡히며 선수생활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과연 탐슨은 무사히 회복하고 돌아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_스탠스코리아, AP/연합뉴스, 점프볼DB
#자문_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 교수, LAB111 류재준 대표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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