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재배와 약용문화' 농경 분야 첫 국가무형문화재 종목 지정

김석 2020. 11. 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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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재배와 약용문화’가 농경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오늘(20일) 열린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지정된 대상은 인삼 자체가 아닌 인삼을 재배하고 가공하는 기술을 비롯해 인삼과 관련해 음식을 먹는 등의 문화를 포괄한 것입니다.

무형문화재위원회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무형문화재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고려인삼이라는 고유명사보다는 일반명사인 인삼으로 해 다양한 인삼 관련 문화를 포괄할 필요가 있는 점, ▲고려인삼으로 할 경우 특정 상품이나 상표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점, ▲고려인삼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명칭으로 고려하는 것이 더욱 적합한 점 등을 이유로 지정 명칭을 ‘인삼’으로 결정했습니다.

또, 인삼 관련 문화의 핵심 요소는 ‘약용(藥用)’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여기서 약용문화란 약재의 의미를 넘어서 인삼 관련 음식, 제의, 설화, 민담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 최종적으로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를 지정 명칭으로 의결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인삼 재배가 크게 성행하게 된 시기는 18세기로 추정되며, 조선 후기의 문헌인 산림경제(山林經濟), 해동농서(海東農書),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몽경당일사(夢經堂日史) 등에 인삼 재배와 가공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인삼 재배의 대표적인 전통지식은 인삼 씨앗의 개갑(開匣), 햇볕과 비로부터 인삼을 보호하기 위한 해가림 농법, 연작이 어려운 인삼 농사의 특성을 반영한 이동식 농법, 밭의 이랑을 낼 때 윤도(輪圖)를 이용하여 방향을 잡는 방법 등으로 오늘날까지도 인삼 재배 농가 사이에서 전승되고 있습니다.

인삼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기간 재배, 활용되면서 이를 매개로 한 음식·의례·설화 등 관련 문화도 풍부하게 전해집니다. 오래전부터 인삼은 그 효능과 희소성으로 인해 민간에게 불로초(不老草) 또는 만병초(萬病草)로 여겨졌고, 이는 민간신앙, 설화 등에 반영됐습니다. 각종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인삼 문양은 건강과 장수라는 인삼의 상징성을 보여줍니다. 오늘날에도 몸에 이롭고 귀한 약재이자 식품이라는 인삼의 사회문화적 상징은 한국인의 정서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되고 있다는 점, ▲조선 시대의 각종 고문헌에서 그 효과 재배 관련 기록이 확인되는 점, ▲한의학을 비롯한 관련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고, 농업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연구의 가능성이 높은 점, ▲음식·의례·설화 등 관련 문화가 전승되고 있는 점, ▲인삼의 약효와 품질이 우수해 역사상 국제 무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점, ▲재배 농가를 중심으로 한 지역별 인삼조합, 인삼 재배 기술과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연구 기관과 학회, 그리고 국가와 민간 지원 기관 등 수많은 공동체와 관련 집단이 있는 점, ▲현재도 세대 간의 전승을 통해 경험적 농업 지식이 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한반도 전역에서 인삼을 재배하는 농가(農家)를 중심으로 농업 지식이 현재에도 전승되고 있고, 온 국민이 누리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씨름(제131호), 장 담그기(제137호)와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를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12월 1일 관보에 고시하고, 같은 날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사진 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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