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40분만에 아이폰 받았어요"..'새벽배송'에 맞선 AI총알배송

임영신,오대석 2020. 11. 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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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최적 배송경로 찾아줘
1시간내 서울 1000여명에 배송
中알리바바는 초당 58만건 결제
11번가·아마존의 '쇼핑 동맹'
"정확한 상품 추천땐 위협적"

◆ 전자상거래시장빅뱅 (下) ◆

KT샵에서 아이폰12 프로 맥스를 사전구매한 박수빈 씨(37)가 공식 출시일인 20일 새벽 0시 10분에 제품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T]
# 애플 아이폰12 미니·프로 맥스가 출시된 20일 새벽 네이버 카페 아사모(아이폰, 아이패드, 맥 사용자 모임)에는 제품 수령 인증샷이 0시 12분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다. KT가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와 협력해 서울 선착순 1000명 고객에게 제공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사전예약 고객들이다. 이날 0시 24분에는 "쿠팡을 통해 산 미니 블루 0시 8분에 도착했습니다"라는 인증글도 올라왔다.

쿠팡에 이어 첨단기술로 무장한 통신사들까지 가세해 '새벽 배송보다 더 빠른 새벽 1시 배송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여기엔 메쉬코리아의 최적화된 배송 경로 설계가 한몫했다. 이 회사는 모든 유통 단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직접 개발한 디지털 물류 기업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최적화된 매장·고객 배송 경로 설계, 빅데이터 기반 무상 상점주 마케팅 지원 도구 등도 제공 중이다.

KT 관계자는 "가장 빠르게 받은 고객은 0시 5분에 새 아이폰을 받아봤고 평균 배송시간은 40분이었다"며 "앞으로 1시간 배송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업계에 플랫폼 간 격돌이 치열해지면서 AI·빅데이터·클라우드 같은 첨단기술 경쟁도 불이 붙었다. 고객 취향 분석을 통한 맞춤형 상품 추천부터 이미지·음성을 통한 상품 검색, 막대한 주문량 처리, 배송 최적화까지 전 과정에서 첨단 기술 역할은 커지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은 통신사, 검색 포털 네이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내세운 카카오, '중국 파워'를 앞세운 알리바바까지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이자 유통 공룡인 아마존이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과 손잡고 11번가를 발판 삼아 국내에 진출하면서 기술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송뿐 아니라 주문 처리에서도 AI·빅데이터·클라우드는 필수가 됐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그룹은 광군제 기간 알리바바클라우드를 통해 초당 주문을 58만3000건 처리했다. 지난해 기록한 초당 주문 54만4000건을 뛰어넘었다.

리청 알리바바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알리바바클라우드는 막대한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부터 효율적인 개발을 위한 클라우드, 소비자에게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 어려운 과제를 완수했다"며 기술력을 강조했다.

쿠팡도 사실상 AI·빅데이터 전문기업이다. 분류·포장·적재·배송 경로 설정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 2년간 자동화 설비에만 4850억원을 투자했다. 배송 기사를 직고용해 동선과 고객반응까지 모든 데이터를 수집한다. 네이버가 AI 원천 기술과 막대한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모두 자체 보유한 것은 거대 온라인 쇼핑 사업자가 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춘천에 이어 세종에 제2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등 자체 클라우드 역량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카카오도 카카오톡에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물하기나 톡딜 같은 다양한 이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2023년까지 경기도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아마존과 SK텔레콤은 첨단 ICT를 총동원해 11번가의 플랫폼 영향력을 키운다는 '언더독의 반란'을 노리고 있다. 아마존이 SK텔레콤의 고객 데이터와 5세대(5G) 통신, AI, 클라우드 같은 기술을 높게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11번가는 아마존이 사용하고 있는 AI를 최적화해 탑재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커머스 앱엔 성별·연령·직업 같은 기본 정보뿐 아니라 검색 키워드, 구매했거나 장바구니에 담아둔 상품, 이용 후기, 결제 방식과 금액까지 이용자에 관한 모든 실시간 데이터가 계속 쌓이기 때문에 빅데이터 플랫폼과 같다"며 "이용자를 위해 얼마나 정확한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아마존과 SK텔레콤의 쇼핑 동맹은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임영신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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