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부정사용 못참아" 대학원생 내부고발 늘어

김제림 2020. 11. 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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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은 "억울" 하소연
"일부 일탈, 전체 비화 안돼
대학 자율성 제한은 곤란"

◆ 줄줄 새는 대학 연구비 ◆

장하성 주중대사를 비롯한 고려대 보직교수들의 연구비 부정 사용 문제가 언론을 타자 교수 사회에서는 일부 비양심적 교수들 문제가 전체 교수 사회 문제로 비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사립대 교수 A씨는 "고려대가 가지고 있는 전통과 업적이 이번 사태로 전부 부정될까 염려된다"면서 "연구비를 마음대로 쓴 교수들, 법인카드 영수증 처리를 제대로 안 한 학교 경리를 비난해야지 이게 교육부가 대학 자율성을 다시 제약하는 수순으로 가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립대 교수 B씨는 "대학원생들 인건비를 교수들이 가져가서 공동 관리하는 것은 사실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조교 몫으로도 인건비가 배정되는 등 기여도와 상관없이 n분의 1로 인건비가 나뉘어 교수들이 그걸 조율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면서 "인건비 공동 관리가 교수들이 연구비를 자기 몫으로 빼돌리기 위해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최근 대학원생들 인건비를 교수들이 마음대로 가져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의식 전환 때문이 아니라 대학원생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실험실에 있는 대학원생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기에게 불리한 점은 그냥 넘기지 않는 '90년대생'들이 태반인데 자기의 정당한 노동 대가가 뺏기는 것을 보고만 있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우리 대학에서도 인건비를 공동 관리하려던 한 교수가 학내 대학원생 게시판에서 집단 포화를 받고 결국 사과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원생이 부당한 연구비 사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연구비 환수 규모는 해가 갈수록 줄고 있지만 한국연구재단의 대학원생 신고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5년간 연구비 횡령으로 접수된 신고 건수는 2016년 14건, 2017년 19건, 2018년 23건, 2019년 29건이며 올해 7월까지는 벌써 22건이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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