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경영개입 우려" KB금융 노조추천 사외이사 무산

문일호 2020. 11. 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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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찬성률 2%에 그쳐
윤순진·류영재 선임안 부결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이자 금융노조의 숙원 사업인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가 올해도 무산됐다. 노조의 과도한 경영 개입을 우려한 KB금융 주주들이 노조가 추천한 이사 후보들에 대해 대거 반대하면서 이들에 대한 지지율이 2~3%대에 그쳤다.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가 부결됐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가로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 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은 노조위원장도 겸임하고 있어 두 후보는 사실상 노조가 추천한 인사들이다.

윤 교수 선임 안건은 의결권 발행 주식 대비 찬성률 3.48%,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은 4.62%에 그쳤다. 류 대표 역시 각각 찬성률이 2.86%와 3.80%로 두 후보 모두 선임 요건인 의결권 주식 수 25%, 출석 주식 수 50%라는 '커트라인'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날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 연임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윤 회장은 찬성률이 출석 주식 수 기준으로 97.3%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 추천 인사들은 노조가 모은 지분 2% 외에는 거의 찬성표를 받지 못했다"며 "노조의 과도한 경영 개입 우려가 표심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 지분 65%를 보유한 외국인들이 반대표를 던진 셈이다. 앞서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주주들에게 이들 후보에 대한 반대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단일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96%) 역시 "중장기 주주 가치에 기여하기 어렵다"며 반대했다. 이에 따라 2017년 이후 올해까지 KB금융 노조는 꾸준히 이사들을 추천했지만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됐다.

금융노조는 IBK기업은행 이사회 진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는 특성이 있어 정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업은행 주요 주주는 기획재정부(63.47%), 국민연금(6.91%)으로 외국인 지분은 11%에 그친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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