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훼손된 전두환씨 동상 어쩌나..충북도 '고민'
[경향신문]
충북도가 목이 훼손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동상 처리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청남대 관리사업소는 ‘전두환 대통령길’을 임시 폐쇄한다고 20일 밝혔다.
1.5㎞ 길이의 산책로인 이곳에는 전씨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전씨 동상은 지난 19일 오전 10시20분쯤 A씨(50)에 의해 훼손됐다.
경기도에 사는 A씨는 5·18관련 단체에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 동상은 뒷목 부분이 3분의 2 이상 잘렸다.
청남대는 20일부터 전두환 대통령길을 폐쇄하고 훼손된 전씨 동상 주변에 관람객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또 추가 훼손 가능성에 대비해 청원경찰을 배치했다.
전씨 동상을 보수하는데에는 400만~600만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이 청남대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충북도는 전씨 동상의 보수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충북도가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전씨 동상을 비롯해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북도는 철거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이 약속을 어기고 전씨와 노씨의 동상을 그대로 두고 안내판을 제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충북도가 동상 보수를 위한 예산을 집행한다면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아직 보수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론을 수렴해 우선 철거여부를 결정한 뒤 보수 또는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5·18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은 두 사람의 동상철거를 요구하며 지난 3일부터 청남대에서 화요문화제를 열고 있다.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을 가진 청남대는 1983년 조성됐다.
대청호가 한눈에 보여 역대 대통령들의 여름휴가를 보내는 별장으로 사랑받았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충북도로 소유권을 넘기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충북도는 청남대에 역대 대통령 동상, 유품, 사진, 역사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 전두환(1.5㎞)·노태우(2㎞)·김영삼(1㎞)·김대중(2.5㎞)·노무현(1㎞)·이명박(3.1㎞) 대통령길 등 6개 구간의 길이 조성돼 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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