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타이치 장거리 버저비터 거리 24m, 확실한가요?

이재범 2020. 11. 20. 17: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이재범 기자] 나카무라 타이치가 역대 2위인 24m 장거리 버저비터를 성공했다. KBL이 지금까지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고 있는 장거리 버저비터 역대 사례와 비교하면 어느 하나는 틀렸다. 


타이치는 19일 부산 KT와 맞대결에서 1쿼터 종료와 함께 장거리 버저비터를 성공했다. KBL은 이 거리를 24m라고 밝혔다.

KBL은 매 시즌이 끝난 뒤 한 시즌 기록을 정리하는 연감을 발행한다. 팬들도 KBL 홈페이지(메뉴 스토리 아래 E-BOOK)에서 연감 PDF 파일을 다운받아 볼 수 있다. KBL 연감에 포함되는 기록 중 하나는 장거리 버저비터 거리다.

역대 장거리 버저비터 1위는 조동현의 25m이며, 공동 24위가 17m였다. 최소한 17m 이상 기록했을 때 연감에 게재되는 장거리 버저비터에 포함된다. 타이치가 24m를 기록했고, 한호빈은 지난 10월 22m 버저비터를 성공했다. 17m는 공동 26위로 두 계단 더 밀렸다.

KBL은 이렇게 공식 기록으로 남긴다면 프로농구 출범 후부터 지금까지 정확한 잣대로 장거리 버저비터를 측정했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 기준이 매번 흔들렸다. 마지막 디딤발이 기준이 되기도 했고, 점프한 뒤 정점을 기준으로 삼기도 했다. 림으로부터 거리를 측정하기도 했고, 때론 엔드라인이 기준이 되었다. 일부 시즌에선 경기가 끝난 뒤 실제 거리를 측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실제 장거리 버저비터를 성공한 영상을 살펴보면 동일한 순위임에도 거리가 전혀 다른 버저비터끼리 뒤섞여 있다. 한참 뒤에서 성공했음에도 더 아래 순위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KBL은 지난 3월 17일 역대 통산 장거리 버저비터 영상을 편집해서 KBL TV에 올렸다. 이 영상을 보면 장거리 버저비터 거리 측정 기준이 시기마다 얼마나 달랐는지 단번에 파악 가능하다.
 

17m 장거리 버저비터는 천차만별이다. 예전 3점슛 라인 안쪽에서 던져도, 3점슛 라인 바로 앞에서 던져도, 3점슛 라인보다 한참 앞에서 던져도, 심지어 하프라인 바로 뒤에서 던져도 거리는 17m다.
19m 장거리 버저비터도 3점슛 라인 안쪽과 바깥쪽 두 가지로 나뉜다. 17m 장거리 버저비터를 성공했던 카를로스 윌리엄스는 최소한 19m의 문태영보다 뒤에서 버저비터를 성공한 건 확실하다.
박성배는 자유투 라인 바로 앞쪽에서 20m 장거리 버저비터를 성공했다. 21m 장거리 버저비터의 사례와 비교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22m 버저비터는 3가지로 나뉜다. 토니 해리스와 한호빈은 자유투 라인 바로 옆에서 성공했다. 그렇지만, 서장훈은 자유투 라인 한 발 뒤에서, 황성인은 자유투 라인이 아니라 3점슛 라인 밖에서 성공했다. 서장훈과 황성인의 장거리 버저비터 거리가 다른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1위와 2위, 공동 3위를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동소이하다. 4명 모두 자유투 라인 중립구역(자유투 라인 옆쪽 40cm의 굵은 선)보다 조금 더 앞쪽에서 버저비터를 성공했다. 그럼에도 23m와 24m, 25m 3가지 거리로 나뉜다.

농구 코트 길이는 28m이다. 백보드는 엔드라인에서 1.2m 앞에 나와 있고, 림 중심은 백보드에서 0.375m 앞에 있다. 즉, 림과 림 사이 거리는 25m가 되지 않는다. 25m 버저비터는 림 바로 아래에서 반대편 림에 넣어야 나오는 거리다. 역대 1위인 조동현의 버저비터 거리는 최소한 25m가 아니다.

KBL이 보통 장거리 버저비터를 측정하는 방법은 자유투 라인, 3점슛 라인 등 정확한 거리를 알 수 있는 지점을 기준으로 삼아 경기 영상을 통해 추정하고, 경기감독관과 논의해 한 번 더 확인한다. 이 때 림이 1.575m 앞에 나와있다는 걸 감안하지 않았을 때 실제 거리보다 1~2m 더 길게 나왔다.

또한 디딤발이 아니라 볼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을 기준점으로 잡았을 때도 있다. 한호빈처럼 도약없이 던진다면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 앞으로 도약하며 던지기에 디딤발 기준으로 잡았을 때보다 1m 가량 손해를 봤다.

KBL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23일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뒤에는 12월 1일까지 정규경기도, D리그도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이번 휴식기에 영상을 다시 살펴보며 동일한 기준으로 장거리 버저비터 순위를 정확하게 산정할 필요가 있다.

#사진_ 홍기웅 기자, 경기 영상과 KBL 연감 캡처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