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이 국보 1호가 된 사연을 아시나요

김슬기 2020. 11. 20. 17: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보 역사의 명장면을 담다 / 배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 1만7000원
숭례문은 왜 국보 1호일까. 임진왜란 때 왜군을 이끈 가토 기요마사가 숭례문을 통해 서울에 들어왔다. 1933년 조선총독부가 숭례문을 보물 1호로 지정하고, 흥인지문을 보물 2호로 지정하면서 임란 당시 왜군의 한양 입성을 기념하기 위한 속셈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 정암사 수마노탑까지 총 332점에 달하는 국보의 번호 체계는 사실 일제강점기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 24호 석굴암을 1호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숭례문이 1호가 된 건 사실 단지 처음으로 지정되었다는 이유일 뿐이다. 번호가 앞서면 더 중요한 문화재라는 인식을 깬다면, 1호를 둘러싼 논쟁은 불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적으로도 중국, 일본을 비롯해 문화재에 번호를 매기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한 시대의 정점에서 탄생한 국보. 수많은 역사의 진실과 비밀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주는 책이 나왔다. 배한철 매일경제신문 기자는 백제 금동대향로, 금동미륵반가사유상, 고려청자, 조선왕조실록 등 국보에 얽힌 뒷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준다. 수시로 박물관을 오가고 유적지로 부지런히 발품을 판 끝에 얻은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국보에 켜켜이 쌓인 시간과 사람의 이야기를 발굴했다. 국보는 먼지 폴폴 날리는 창고 속 골동품이 아닌 우리 선조가 거쳐 온 삶의 자취이자 역사적 징표임과 동시에 파란만장한 한국사의 면면을 생생하게 드러내주는 매개체임을 알려준다.

저자는 다수의 역사서와 고문헌을 집약하여 간판급 국보 47점을 둘러싼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국보가 제작됐던 당시의 뒷이야기부터 전쟁의 참화에 휘말려 사라질 뻔한 아찔한 수난사, 무심코 흘려보낸 국보 속 한·중·일 문명 교류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종횡무진하며 상세히 풀어낸 역사적 현장과 함께 국보의 진면목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