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억 대작 '승리호'도 결국 넷플릭스로..블록버스터 줄줄이 뒤잇나

고경석 2020. 11. 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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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송중기 주연의 SF 대작 '승리호'가 결국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200억원대 한국영화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영화들 중 극장 상영이 어려워진 작품들이 대거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것으로 안다"며 "영화관 산업이 위축될수록 그 피해는 결국 한국영화계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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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리호'. 넷플릭스 제공

24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송중기 주연의 SF 대작 ‘승리호’가 결국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200억원대 한국영화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갈수록 수익이 악화하고 있는 영화관 산업이 더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넷플릭스는 “‘승리호’를 190여개국에 동시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공개 시기는 추후 밝히겠다”고 전했다. ‘승리호’의 넷플릭스행 소식은 지난달부터 영화계에서 기정사실화했으나 당시 넷플릭스 측은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낀 바 있다.

이날 넷플릭스 측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는 현상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다양한 포맷 그리고 장르의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의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승리호’ 역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이 연출하고 송중기 김태리 유해진 진선규 등이 출연했다.

당초 이 영화는 올 여름 개봉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9월23일로 연기한 뒤 개봉일을 정하지 못하고 표류해왔다. 극장 개봉을 통해 제작비를 회수하려면 500만~600만명의 관객을 모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승리호’는 동일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시리즈 영화, 드라마 등 스핀오프 영상 콘텐츠는 물론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IP(지적재산) 확장하는 것을 전제로 제작됐다. 영화의 여러 투자사 중 하나인 다음웹툰은 영화 개봉에 앞서 지난 5월부터 '승리호' 웹툰 연재를 시작했으나 영화 개봉이 미뤄지면서 지난 9월 19회를 마지막으로 휴재에 들어갔다.

영화 배급을 맡았던 메리크리스마스의 유정훈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을 배제할 수 없고 콘텐츠 유통에 대한 기존 환경 및 디지털 사이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IP 확장을 위해 더 이상 개봉을 연기할 수만은 없다는 판단 아래 넷플릭스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장기회하면서 넷플릭스에 기대는 한국영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지난 4월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이 선제적으로 넷플릭스행을 선택한 데 이어 박신혜 전종서 주연의 ‘콜’,(27일 공개), ‘차인표’(내년 1월1일 공개) 등이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행을 결정했다.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도 사실상 넷플릭스 공개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관 업계는 울상이다. '승리호'처럼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다시 유인할 수 있는 대작들이 계속 넷플릭스로 향하게 될 경우 극장 매출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영화들 중 극장 상영이 어려워진 작품들이 대거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것으로 안다”며 “영화관 산업이 위축될수록 그 피해는 결국 한국영화계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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