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가덕도' 내홍 조짐..부산 의원들 특별법 발의로 표면화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지역 간 이견이 내홍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부산 지역 의원들이 20일 더불어민주당보다 한 발짝 앞서야 한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지원하는 내용의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안'을 발의한 이후로 20년간 해묵은 두 지역 사이 논쟁이 당 분위기를 또 다시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일단 국민의힘으로서는 기존 김해 신공항 확장안이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백지화된 과정을 문제삼는 데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역 문제 때문에 당이 분열상을 보일 경우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간 미묘한 온도차였다.
검증위원회가 김해 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내린 지난 17일 김 위원장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다"라면서도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텐데, 그렇다면 부산·울산·경남 쪽에서 얘기하는 가덕도 신공항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라고 운을 띄웠다.
반면 같은 날 주 원내대표는 "중요한 국책사업 변경 과정에서 무리나 불법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며 "감사원 감사를 통해 변경이 적절한지 따져보겠다"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일관되게 김해 신공항 확장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라며 "부산시장 선거 때문인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부산이 지역구인 서병수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같은 날 각각 "내일은 가덕도 신공항을 만든다고 선언하라" "정략적인 주장이나 소모적인 상황을 지양하고, 부산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가덕도 신공항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기존 사업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이번 검증은 잘못된 것임이 명백하다"라는 입장문을 내고 "아무 권한도 없는 검증위원회의 결론에 맞춰 백지화 수순을 밟는 것은 국민에 대한 횡포"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발의 즈음 더욱 심화됐다.
전날(1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부산 지역 의원들과 대구·경북 의원들이 신공항 문제를 놓고 설왕설래를 벌였다.
당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의원총회였지만 특별법 발의 등을 놓고 두 지역 의원들이 갖가지 의견을 분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특별법 발의에 대해 "우선 김해 신공항 확장안을 번복하게 된 과정부터 제대로 따져야 하고, 그게 먼저 검토된 다음에 장소를 다시 정하더라도 정해야지 (앞선 검증에서) 3등이 나왔던 가덕도 신공항을 바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라고 했다.
또 "당론이 정해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김해 신공항 확장안이 번복된 과정에 대해서는 다들 비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이날(20일) 오전 부산 지역 의원들이 해당 지역 의원 15명 전원의 이름으로 법안을 발의하면서 주 원내대표의 입에서 '질책'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며칠 전까지 김해 신공항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났다고 알고 있는데, 이렇게 얼렁뚱땅 알 수 없는 결론을 냈다"라며 "반드시 감사가 따를 것"이라고 거듭 '감사'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불법이 있다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마 부산시장 선거를 '오거돈 성추행 선거'에서 '신공항 선거'로 바꾸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를 마친 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와 논의 없이 부산 의원들이 (법안을) 낸 것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검증위에서 김해 신공항을 백지화한 적이 없다고 (김수삼)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말했으면, 그 과정이 제대로 된 건지 따져보고 결론을 내든지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정권과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를 위해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상임위원회에서 여야가 감사청구 요청을 할 것이고,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으로 감사를 청구하는 길이 여러 개 열려 있다"라며 감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통화에서 "서로 이야기하고 이견을 확인했다"라며 "20년 동안 상생 방안을 찾지 못했고, 쉬운 일이 아닌 것은 알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상생 방안을 찾아보겠다"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그런 말을 하는 심정을 이해한다"라며 "가덕도 신공항이 정치적 계산인 건 자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승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상생 방안'에 대해서는 "영남권 '사통팔달' 그랜드플랜을 만들자는 것이 상생 방안"이라며 "공항 논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리겠지만 부산 지역 의원들이 주도해 큰 계획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법안 발의가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정치 장사가 아니라는 것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라고 했다.
부산 지역 의원들 일각에서는 감사가 진행될 경우 가덕도 신공항 착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감사는 병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도 정정당당한 가덕도 신공항을 원하는 것이지, 불명예스러운 신공항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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