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의 축구 한잔] 혹시 하는 노파심, 앞으로 A매치는 무조건 안 된다?

김태석 2020. 11. 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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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진행한 11월 A매치 2연전은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 것 같다.

선수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팬들이 원하는 결과를 내려고 했으나, 사람들의 뇌리엔 대표팀 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이 발생했다는 현상만 선명한 기억으로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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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의 축구 한잔] 혹시 하는 노파심, 앞으로 A매치는 무조건 안 된다?



(베스트 일레븐)

김태석의 축구 한잔

오스트리아에서 진행한 11월 A매치 2연전은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 것 같다. 선수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팬들이 원하는 결과를 내려고 했으나, 사람들의 뇌리엔 대표팀 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이 발생했다는 현상만 선명한 기억으로 남은 것 같다.

이번 사건을 두고 대한축구협회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크다. 물론 대표팀 내 확진 선수가 발생한 건 분명 문제라 할 수 있다. 한두 선수가 아니라 ‘대거’라는 표현이 붙을 만치 꽤 많은 선수들이 코로나19의 마수에 사로 잡혔으니 선수단 관리 부실이라는 책임은 분명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선수들의 동선 등을 감안할 때 역학 조사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나, 같은 시기에 오스트리아에 머물었던 ‘ONLY 해외파’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는 단 한 명의 확진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여러모로 협회의 사후 대처가 다소 미진했다는 평가는 피하긴 힘들 것 같다.

그런데, 그래도 반응이 조금은 과한 것 같다. 일부에서는 협회가 선수들을 마치 사지로 내몰아버린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알량한 ‘수익’ 좀 얻겠다고 선수들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식으로 거칠게 바라보는 이들도 적잖다. 선수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기에 이런 격한 반응이 나오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건강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적 측면에서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런 표현을 붙이는 게 전혀 달갑지 않으나, 바야흐로 ‘위드 코로나’ 시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한동안 완전히 멈추었던 전 세계의 축구는 K리그를 시작으로 조심스럽게 재개되고 있으며, 이제는 주어진 악조건을 감내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여러 대회가 열리고 있다.

두 차례 세계 대전이 벌어졌을 때도 굴복하지 않았던 축구라는 감상적 이유를 여기서는 차치하겠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가장 큰 이유는 스폰서십 등 돈에 얽힌 이야기 때문이겠으나, 비록 그 이유가 속물적이라 할지라도 그 수익이 없으면 국가대표팀을 한 나라의 축구팀들, 나아가 축구 산업 자체가 망할 수 있는 위기임을 아무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이들의 노력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자칫 이 코로나19 시대에 발목 잡혀 그간 공들여 쌓아온 기반이 무너지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간의 노파심이 드는 점이 있다. 대표팀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건 분명 따져봐야 할 일이겠으나,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다시는 이런 A매치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 기류가 팬들 사이에서 자리 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당장 내년 3월 A매치 때는 아예 경기를 주선할 때부터 외부에서 잡음이 일어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정말 곤란하다.

내일도, 내년에도, 가늠할 수 없는 미래에도 축구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지겹게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요한 건, 다른 나라들이 그러하듯, 그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 제한 요건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실무적인 방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성적 관점에서 무조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일 일은 절대 아니라는 얘기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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