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대사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연내 결정할 수도"

이정호 기자 2020. 11. 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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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전경. 현재 원전 부지에 123만t의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여름에 저장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의 방출 시점이 연내에 결정될 수 있다고 주한 일본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일본은 오염수 방출 방법 가운데 바다 방류를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저장탱크를 증설할 부지가 모자라다면서 오염수를 버리는 일은 어떤 식으로든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20일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서울 종로구 대사관에서 외교와 과학 담당 기자들을 잇따라 만나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능 물질은 배출 기준에 맞도록 정화해 방출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현재 일본 정부는 수증기 형태의 방출과 바다 방류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데, 환경 변화 모니터링이 더 용이한 바다 방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2022년 여름에는 오염수를 담은 저장탱크가 가득 차고 문제가 생긴 원자로를 폐로하려면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출 시기는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며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연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오염수의 방출 방식과 시기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민 등 자국민의 반발과 한국 등의 반발로 결정 시기를 일단 이달 이후로 미뤘다.

이 관계자는 오염수를 방출해도 환경 기준에 맞출 것이니만큼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다핵종 제거설비(ALPS)라는 정화장치를 이용해 62개 핵종을 제거하고, 현존 기술로는 제거하기 어려운 ‘삼중수소’는 최대한 희석해 기준치 이하로 방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 정부와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 모니터링의 방법과 시기에 관해선 일본 측도 검토 중”이라며 “최대한 협력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까지 도쿄 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100회 이상의 설명회를 열었고, 매월 한 차례 외교단에 오염수 정보를 제공한다”며 “정보를 은폐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최근 그린피스가 방사능 물질을 거르는 ALPS의 정화 능력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탄소14’라는 방사능 물질은 ALPS로는 거르지 못한다. ALPS로 거르지 못하는 오염수 속 방사능 물질은 독성이 강하지 않은 삼중수소 밖에 없고, 이 때문에 충분히 희석해 버리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일본 측 논리가 흔들릴 수 있다. 그는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에 탄소14가 들어 있긴 하지만 기준치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실제로 해양 방류 등이 이뤄진다면 환경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국 기자들과의 자리는 주한일본대사관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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