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앱통행세 확대로 내년 韓 콘텐츠 산업 매출 2조 감소 타격"

송화연 기자 2020. 11. 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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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소비자·콘텐츠 산업·사회적 효익 차원에서 구글 수수료 감소 필요"
"구글 앱 통행세 확대로 K웹툰 글로벌 설 자리 잃어..구글 방지법 조속 통과 바라"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구글의 '앱 통행세' 확대에 따라 2021년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이 2조1127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수료 부과에 따라 직격탄을 맞는 콘텐츠 산업 매출이 줄면서 1만8220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정책 확대에 따른 콘텐츠 산업의 피해 추정 및 대응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구글은 내년부터 게임 외 모든 앱에 자사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는 인앱 결제 정책을 강제, 수수료 30%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새로운 앱마켓 정책이 글로벌로 뻗어가는 K-콘텐츠 산업을 위축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날 '구글 앱 통행세 확대로 콘텐츠 산업의 거래액과 매출 규모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대상은 한국모바일산업협회가 지난 2019년 발표한 모바일 콘텐츠 산업현황 실태조사에 따라 선정됐다. 이번 연구에서 구글 앱 통행세 확대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모바일, 커머스(모바일상거래·O2O서비스)는 제외됐다.

유 교수는 "구글이 앱 통행세를 확대했을 때 기업이 콘텐츠 가격을 조정(인상)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연간 최대 2조7818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다만 콘텐츠 기업은 앱통행세 확대에 따라 수수료 30%가 발생하면서 서비스(콘텐츠)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0%라는 구글 수수료를 감안했을 때 기업은 현재 콘텐츠 공급가격을 약 16.7% 인상할 전망이다.

유 교수는 "콘텐츠 재화 가격을 16.7% 인상했을 때 2019년 기준 매출 감소액은 약 1조9102억원으로 추정되며, 가격 최적화를 통해 약 1504억원의 매출 감소 상쇄효과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산업의 매출 감소로 총 1만8220명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 교수는 "2021년 콘텐츠 산업은 연간 약 2조1127억원의 매출 감소를 입을 것이며, 이미 수수료 30%를 적용하고 있는 앱스토어까지 고려하면 수수료로 인한 모바일 콘텐츠 산업의 매출 감소는 3조5838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출감소로 인한 생산 감소효과는 2조9408억원으로 추정되며 매출 감소로 인한 노동감소효과는 1만8220명으로 추정된다"며 "모바일 콘텐츠 산업은 지난 2016년 이후 매년 10.3%씩 성장하고 있으므로 향후 매출 감소효과는 점점 더 크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유 교수가 예상한 2025년 콘텐츠 산업 매출 감소는 약 5조3625억원 규모다.

구글 앱 통행세 확대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의 하락 효과까지 나타날 수 있다. 유 교수는 "구글 앱 통행세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츠 가격이 16.7% 인상되는 경우 소비자 잉여는 약 176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역설했다.

유 교수는 "구글의 혁신에 대한 보상, 투자 보전이 충분히 됐고 사회적 효익 차원의 수수료 인하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며 "공급자·소비자·콘텐츠 산업·사회적 효익 차원에서 구글 수수료 감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영수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네이버TV 갈무리) © 뉴스1

신영수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앱개발자, 결제시스템 제공사업자, 앱 이용자가 받게 될 영향을 구분해 설명했다. 그는 "앱 개발자는 수수료 부과에 따른 수익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이며 수익이 감소하며 투자여력 제한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수수료가 면제되는 앱과의 경쟁에서 열위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제시스템 제공 사업자의 경우 구글 앱마켓에 대한 진출이 봉쇄될 수 있고, 앱 이용자의 경우 앱 가격인상 가능성이 불가피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영석 웹툰 '독고' 작가는 창작자의 입장에서 우려를 표현했다. 오 작가는 "창작자의 입장에서 현재 구글 앱 정책은 (매달 비슷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월세였다면 새로운 구글 앱마켓 정책은 구글이 입주자의 매출 30%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오 작가는 "(앱통행세 확대에 따라 콘텐츠 이용료가 오르면) 콘텐츠 이용료로 10만원을 쓰던 이용자에게 12만원 쓰라 하면 구분을 하고 결국 8만원대로 이용료가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웹툰시장이 인기작가 위주의 '팔리는 작품'들로 돌아가게 되고 신인작가가 받아야 할 기회는 박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경우 웹툰시장은 왜곡되고 축소된다. 웹툰 작가 지망생이 수십만명인데 이 친구들이 갈 데가 없고 시장이 사라진다"며 "플랫폼 종사자와 K웹툰 글로벌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키워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많은 작품이 양성되고 신인작가가 성장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데 새로운 작가를 뽑을 여력이 사라지면서 일본 번역작품만 가져왔던 IMF 직후의 상황이 돌아올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오 작가는 "K웹툰은 이제 시작이고 우리나라도 50년, 100년 후 '마블'이나 'DC 시리즈'가 나오지말란 법은 없다"며 "(구글의 앱 통행세 확대는) 이런 가능성 자체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국회에서 구글 방지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앱 마켓의 정책이 국내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 콘텐츠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웹툰·웹소설과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음원 서비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구글의 이번 정책변경이 콘텐츠 생태계에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올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글의 이번 정책변경은 앱 사업자인 기업뿐만 아니라 창작자와 소비자 등 인터넷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는 생태계 구성원들의 공통된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자신의 생각과 이익에만 함몰되어 상생을 거부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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