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美 경기부양책.."민주·공화 이견 크고 시간도 촉박"
척 슈머 "맥코넬과 논의 재개키로...모종의 진전"
민주·공화 부양책 규모 두고 수개월 째 '평행선'
재무부·연준, 긴급 대출프로그램 기금 두고 충돌
미국 정치권의 코로나 피해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 패키지법(CARES Act)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19일(현지 시각)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부양책 논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양당 부양책의 규모 차이가 워낙 큰 데다 여권 내 불협화음, 시간적 제약을 고려할 때 향후 협상에 험로가 예상된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뉴욕주(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밤 매코널 원내대표와 공화당 지도부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기로 합의했다"며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코로나19 구제법 통과가 가능할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들이 마침내 우리와 대화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의 일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고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 재봉쇄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나왔다. 협상 재개 소식에 이날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는 전일 대비 일제히 상승 반전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0.15% 오른 29,483.23에 거래를 마쳤으며 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9%, 0.87% 상승 마감했다.
◇'돌파구'가 웬말? 접점 찾기에는 너무 큰 '800조원 갭'
그러나 외신의 전망은 밝지 않다. 각 당이 부양책 규모의 접점을 못 찾고 수개월 째 평행선을 달려왔기 때문이다. 당장 양당의 핵심 보좌관들은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12월 11일 셧다운을 막는 게 시급한 상황에서 슈머가 상황을 부풀려서 말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현 상황에서 협상 재개를 '진전' '돌파구'로 지칭하는 건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부가 최소 2조2000억달러의 과감한 '돈 풀기'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대적인 재정 투입에 회의적인 공화당은 5000억달러짜리 부양책을 단독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백악관은 양당과 별개로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내놨다. 민주당은 이미 5월에 내놨던 3조달러짜리 부양책을 하향조정한 것이라며 추가 수정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한 싸움 속에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투자은행(IB)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직접 나서 "언제까지 7000억달러(약 800조원) 보태라 빼라 하며 유치하게 싸우고 있을 텐가"라고 일갈했을 정도다.
◇재무부·연준 불협화음…"시간도 부족한데 또 악재"
연방정부가 셧다운(shut down·업무정지)을 피하려면 12월11일 이전에 예산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추수감사절 연휴와 연말 일정 등을 고려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 여기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충돌했다는 것은 여권은 물론 의회 협상에도 적잖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코로나 대응차 운용 중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급 대출프로그램 4개를 90일 간 연장하되 미사용 기금 4550억달러에 대해선 반환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연준은 "비상 대출프로그램은 계속 되어야한다"는 짧은 성명을 내고 반환을 거부했다.
재무부가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 기업대출 프로그램인 메인 스트리트 대출 프로그램, 회사채 매입 기구 등을 예정대로 연말에 종료하겠다며 기금 반환을 요청했지만 연준이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7일에도 샌프란시스코 경제단체 행사에 참석해 "당장은 비상 대출프로그램을 종료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18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152만명이며 사망자는 2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미 존스홉킨스대학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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