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與, 거짓말로 지지층 결집해 집권..나치같은 상황"

유경선 기자,유새슬 기자 2020. 11. 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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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국민의당 포럼 강연 "자신들이 만든 대안세계에 국민 이주시켜"
"곽노현·정봉주·조국으로 이어져..지지층만 보고 정치하는 '탈진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How's)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 ‘탈진실의 시대’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2020.11.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유새슬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0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의원들 앞에서 현 정부·여당이 자신들 입맛대로 창조한 '탈진실'로 국민을 갈라치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야당에는 탈진실의 정치를 구현하는 정부·여당을 넘어서려면 '대안적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지자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자랑스러운 보수의 세계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의원 모임인 국민미래포럼에서 '탈진실의 시대'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거짓말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트럼프 전략'을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이 쓰고 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진 전 교수는 "과거에는 정치인이 잘못하면 반성하고 사과하는 척은 했는데,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잘못하지 않은 '대안세계'를 만들고 국민을 이주시키려 한다"라고 꼬집었다.

현 정부·여당이 대안세계 속에서 자신들만의 대안적 진실을 만들고, 이를 믿을 준비가 돼 있는 '절반의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그 최초 사례로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공직선거법 위반을 들었다. 진 전 교수는 "모든 사람들이 무죄라고 편들었고, 그때부터 내가 부딪쳤는데 그 세력이 '나꼼수' 세력"이라며 "나는 사실을 말하고 거짓은 그들이 말하는데 손해는 내가 보는 사태가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이후로는 정봉주 전 의원이 BBK 관련 의혹을 제기하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된 사건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당시 나꼼수 팬들이 몽땅 서초동으로 몰려가 집회를 했는데, 그게 조국·정경심 '서초동 집회'의 효시"라며 "그때는 권력이 없어서 영향력이 없었지만, 이들이 권력을 잡으니 그 폐해가 폭력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봤다.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2012년 12월25일 오전 0시 13분 홍성교도소 철문을 지나 출소하고 있다/뉴스1

진 전 교수는 "이제는 대중이 거짓말을 믿고 싶어하고, 가짜를 얘기해도 진짜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라며 "옛날같으면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놔야 할 거짓말을 장관부터 버젓이 한다. 정치인에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우회 지목했다.

진 전 교수는 "대중은 일일이 따지는 걸 싫어하고, 재밌는 걸 말하면 듣기 좋아한다. 듣기 좋은 허구가 좋은 것"이라며 "물론 모든 대중은 아니지만 절반이 받아들이면 성공이고, 그냥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걱정됐던 게 1930년대 나치상황이다. 대중은 거짓말을 쉽게 믿고 큰 거짓일수록 쉽게 믿는다. 괴벨스가 그랬다"며 "대중이 믿고 싶은 건 구질구질한 현실이 아니라 멋진 판타지다. 괴벨스가 실천했던 것들이 연성 파시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상황에 빗댔다. 그는 "워싱턴 광장에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의 3분의1도 안 모였는데, 대변인은 오바마 때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다고 했다"라며 "기자가 '어떻게 대변인이 거짓말을 하느냐'고 했더니 '그건 대안적 사실'이라고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믿어주는 사람들만 있으면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 '트럼프 전략'을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이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국민을) 반으로 갈라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만으로도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정권은 그것만으로도 통치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것인데 이게 바로 '탈진실의 시대'"라고 역설했다.

그 예시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을 언급한 진 전 교수는 "채널A 사건은 '구라'였다"라며 "없는 녹취록을 꾸며냈고, 사기꾼 전과 5범이 그걸 만들었는데 그걸 가지고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지금은 팩트를 '만들어낸다'"라며 "성공을 못해도 되고, 어떤 식이든 '진실게임'을 만들면 되는 것"이라면서 "언론에 이랬다 저랬다 반반이 나오면 이미 반은 사실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여당 비판을 줄기차게 이어 온 진 전 교수는 향후 자신의 숙제에 대해 "이들의 매트릭스를 구성하는 거대 이야기, 일종의 세계관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친일파에서 검찰·재벌 등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적폐' 세력이 사회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현 집권 세력의 세계관이 지지자들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 구조 자체의 허구성을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그 예시로 '조국백서'를 들며 "첫 페이지부터 황당하다. 대한민국이 해방 이후 친일 청산을 못해서 적폐가 쌓이고, 그게 바로 검찰이고, 검찰이 청산을 거부해 '조국 사건'을 일으켰다고 한다. 세계관적인 '구라'"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How's)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 ‘탈진실의 시대’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2020.11.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윤미향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윤 의원을 쳐내지 못한 것도 NL 서사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그 사람을 쳐내면 위안부와 한일관계 문제가 날아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세계관을 공고히 하는 게 '뉴스공장'과 '알릴레오' 같은 미디어라고 언급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세계관과 달리, 현재 정부·여당이 '수구세력'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국회 180석 의석, 청와대, 경제권 등 대한민국의 모든 걸 갖고 있다. 전체가 자기들 세상"이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자기들은 수구세력에 둘러싸여 있다는 허위의식이 있고, 이는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야권 세력이 이를 넘어서 집권할 수 있으려면 '탈진실의 세계관'에 맞설 대안적인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장 훌륭한 비판은 대안"이라며 "현재 보수가 안되는 이유는 프레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보수가 "대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과거의 보수는 역동적이었다"라며 "박정희 때만 해도 경제성장만이 아니라 평준화,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 국가에 필요한 걸 다 했고 노태우만 해도 대통령을 풍자해도 된다고 하고 내려왔다"라고 말을 이었다.

이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새 이야기를 구상해야 한다"라며 "이 나라를 만드는 데 이렇게 기여했고, 이런 가치를 추구해 왔다는 새 이야기를 만들고, 유권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찍게 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제안했다.

프레임 주도에 대해서는 "의제싸움을 과감히 던져야 한다"라며 "기본소득도 이재명이 던진 것을 김종인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중도와 보수 연합이 이뤄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찍을 것"이라며 "대중은 대안만 있으면 얼마든지 달려갈 준비가 돼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도-보수 연대의 틀을 꾸리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How's)에서 열린 국민미래포럼 세미나 ‘탈진실의 시대’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2020.11.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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