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욱·정준영 SNS 퇴출, 이경영·이수 받아들인 대중이 달라졌다 [Oh!쎈 초점]

심언경 입력 2020. 11. 20. 10:48 수정 2020. 11. 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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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심언경 기자] '성범죄자' 고영욱, 정준영, 최종훈의 SNS 계정이 비활성화됐다. 대중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결과다. 

고영욱은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스타가 폐쇄가 됐다. 댓글을 차단한 게 아니었고 제가 팔로우한 사람만 댓글 지정으로 설정을 했었고 팔로우를 점차 하려고 했었는데 쪽지가 많이 와서 답장부터 하던 차에 막히게 됐고 그 후 인스타에 들어갈 수가 없던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앞서 고영욱은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SNS 활동 재개를 알렸다. 고영욱은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기에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며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배경도 밝혔다.  

고영욱이 9년간 세상과 단절된 속사정은 다음과 같다.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후 징역 2년 6개월,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년 등을 선고받았고, 2015년 7월 10일 만기 출소했다.

고영욱은 SNS 개설 소식을 알리자마자, 단숨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의 상위권에 올랐다. 아주 대단한 화제성이었다. 덕분에 고영욱은 온 국민의 비난을 감내해야 했다. 미성년자 성범죄자가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행태 자체가 긍정적으로 내비칠 리 없었다. 

그러나 고영욱의 황당무계한 바람은 단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됐다. '조심스레' 만든 인스타그램이 곧바로 폐쇄되고 만 것. 다수의 사용자가 고영욱의 계정을 신고한 탓이었다. 이들의 신고가 유효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영욱이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여서다. 

이후 정준영과 최종훈의 인스타그램도 문을 닫았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지난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같은 해 3월 대구 등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이와 더불어 정준영은 2015년 말 동료 연예인들이 있는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면서,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 역시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에 속한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포털 사이트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정준영, 최종훈을 검색해도 두 사람의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없다. 이 역시 정준영과 최종훈의 죄질 나쁜 범행을 고려해 이뤄진 조치로 보인다. 

그럼에도 SNS를 운영 중인 성범죄자 연예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바로 이수다. 이수는 지난 2009년 공익근무요원 복무 중 온라인상에서 만난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수는 성매매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부인했다. 

이수는 SNS뿐만 아니라 공연과 방송 등에도 끊임없이 관심을 보여왔다. 번번이 방송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각종 드라마의 OST에 참여하는 등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 중 몇 곡은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20주년 기념 앨범 'CEREMONIA'까지 발매했다. 참으로 뻔뻔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이수가 당당히 활동을 이어가려 하고, 고영욱이 소통을 시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성범죄에 관대하고 2차 가해에 무지한 연예계가 있다. 성추문은 기본이요,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끝내 복귀에 성공한 연예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다작 배우로 잘 알려진 이경영은 2002년 원조교제 혐의로 기소됐으며,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2000년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송영창 역시 최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전과자 연예인들의 희망으로 떠오른 이경영, 송영창은 사실상 최악의 선례가 됐다. 두 배우 덕분에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의 복귀 문턱은 한없이 낮아졌다. 이들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반강제로 접하게 된 시청자 역시 무뎌졌다. 

고영욱의 SNS 퇴출은 이같은 도돌이표에 질린 대중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네티즌들이 고영욱의 SNS 신고에 힘을 쏟은 이유도 단순히 고영욱의 소통만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다. 고영욱이 다신 연예계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그 싹을 잘라버리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고영욱의 SNS 계정 삭제는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 여길 일이 아니다. 이는 대중이 범죄자 연예인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현상이다. 노래를 잘 부른다고, 연기를 잘 한다고 중죄를 묻을 수 있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연예계가 자정에 나서야 할 때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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