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46% 이탈리아인 58% "백신 접종 당장 안한다" 불신 심각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0. 11. 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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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보다 여성, 우파보다 좌파가 백신에 대한 불신 커
개발중인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잇따라 개발에 성공했지만 유럽에서는 백신에 대해 불신을 표시하며 접종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에서 프랑스인의 46%는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했고, 이탈리아에서도 맞지 않거나 백신에 대한 검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응답이 58%로 나왔다.

18일(현지 시각) 프랑스 뉴스채널 BFM이 여론조사회사 엘라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프랑스인 10명 중 불과 4명만 코로나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확실히 맞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4%, ‘아마 맞을 것’이라고 한 이들은 26%로서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40%였다. 반면 ‘절대 안 맞을 것’ 또는 ‘아마 안 맞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 23%씩으로서 46%가 백신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나머지 14%는 ‘아직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코로나 백신 개발에서 앞서가고 있는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코로나 백신 모형./AFP 연합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급히 개발된 백신에 대해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BFM은 보도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두드러지게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남성은 50%였고 여성은 32%였다. 백신을 거부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이들이 남성은 38%, 여성은 54%로 나타났다. 또한 정치 성향이 우파인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의사가 강한 반면, 좌파인 이들이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거부하겠다는 사람들에 대해 이유를 복수로 묻자 66%가 ‘코로나와 백신에 대해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고, 54%는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21%는 ‘백신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으며, ‘코로나에 걸리는 것을 걱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11%였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WHO 등 국제기구가 추진하는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코로나 백신을 확보하려고 한다. 코백스는 모든 참여 국가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인구의 20%에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WHO

이탈리아에서도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백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16%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했고, 42%는 ‘백신의 효과가 검증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10명 중 약 6명이 백신을 당장 맞을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가능한 빨리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영국에서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서는 백신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지난 11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접종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가 42%, ‘상당히 그렇다’가 25%로서 67%가 접종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우 그렇지 않다’는 11%, ‘상당히 그렇지 않다’는 10%로서 21%가 접종할 의사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 피해가 큰 유럽에서 백신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반응이 적지 않게 나오는 이유는 코로나 사태를 둘러싸고 광범위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감 정도에 불과한 질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공포를 조장한다고 여기는 이들이 제법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사태라는 것 자체가 없거나, 조작됐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시간을 두고 백신에 부작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믿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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