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War in Doha' 2020년 K리그 최후의 전쟁이 시작된다 [ACL]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2020. 11.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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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FC 서울 선수들이 지난 18일 카타르 도하의 유니버시티 피치4에서 훈련을 앞두고 미팅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의 2020년 마지막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된 2020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의 ‘4룡’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FC 서울과 수원 삼성 등 K리그를 대표하는 4팀이 저마다의 각오를 안고 장대한 여정에 나선다. K리그 팀들의 여정은 오는 21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서울과 베이징 궈안(중국)의 대결로 막을 연다.

■조별리그 상황은?

지난 2월 멜버른 빅토리(호주)에 1-0 승리를 거둔 서울을 제외하면, 나머지 3팀은 아직 조별리그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H조에 속한 전북은 지난 2월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 홈경기에서 1-2로 패한데 이어 3월 시드니 FC(호주)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북이 조별리그 첫 2경기에서 승리 없이 시작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지만, 당시 전북은 2승4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등 패배가 없었다. ‘버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 원정 부담이 없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요코하마 외에도 상하이 상강(중국)이라는 부담스러운 상대와 한 조에 속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다.

울산은 조별리그 1경기만 가졌다. 지난 2월 FC 도쿄(일본)를 홈으로 불러들여 1-1로 비겼다. 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전북에 우승컵을 내줘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울산 입장에서 이번 ACL은 절대 놓쳐서는 안될 대회다. 특히 울산이 속한 F조에는 상하이 선화(중국)도 있어 김도훈 울산 감독과 최강희 상하이 감독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두 팀의 대결은 오는 21일과 12월3일에 예정돼 있다.

G조에 속한 수원의 경우 약간의 행운이 작용했다. 수원은 지난 2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이끄는 빗셀 고베(일본)와 첫 경기에서 0-1로 패했고 3월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 원정에서도 1-2 충격패를 안았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가 코로나19의 위험을 이유로 카타르 출국을 불허하면서, 조호르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수원과 조호르, 빗셀 고베, 광저우 헝다(중국)가 속해있던 G조는 조호르가 빠지면서 3팀으로 줄었고, 조호르전 기록도 삭제됐다. 이에 수원은 2패가 아닌 1패로 시작한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이 지난 18일 카타르 도하의 알 에르살 피치1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현대가와 서울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K리그 4팀은 카타르 도착 즉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불어온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악재가 이들을 덮쳤다. 특히 현대가와 서울의 피해가 막심하다.

전북과 울산, 서울 세 팀에는 A매치 기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두 차례 평가전 참가를 위해 팀을 떠나 있었던 선수들이 다수 있다. 전북의 경우 손준호와 이주용, 서울은 주세종과 윤종규가 이에 해당한다. 함께 경기를 뛰었던 황희찬(라이프치히)이 지난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들은 결국 ACL에 참가하지 않고 소속팀의 뜻에 따라 한국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4명 모두 각 팀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던 선수들로, 전력 구성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전북은 주전 오른쪽 풀백인 이용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데다 쿠니모토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타격이 심대하다. 서울은 주세종과 윤종규 외에 기성용 또한 좋지 않은 발목 상태로 불참키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일정에 난항을 겪게 됐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팀이 있으니 바로 울산이다. 울산은 오스트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아직까지도 현지에서 격리 중이다. 조현우와 같이 대표팀에 합류했던 수비수 정승현, 원두재, 김태환은 음성 판정을 받아 카타르로 이동해 합류했지만, 여기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3명은 현재 1인 1실을 쓰고 있는데, 만약 이들마저 빠지게 된다면 울산의 수비라인은 그야말로 괴멸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코로나19는 이번 대회 내내 선수들의 경기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뽑혀 이집트 원정을 다녀왔던 정승원(대구)은 기자와 통화에서 “시차에 적응하기 바빴고, 내가 원래 그런 부분에 큰 신경을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밖에 나가지 못하고 숙소에만 있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선수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집트에 가보니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도 꽤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디를 이동하든 마스크는 항상 쓰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비록 아프리카 나라지만, 중동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중동과 다를 바 없는 환경인 이집트인만큼, 쉽게 흘려들을 말은 아니다.

수원 삼성 선수들이 지난 18일 훈련을 앞두고 미팅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3+1을 위해

이번 ACL에 참가하는 K리그팀들의 성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전망이다. ‘3+1’이냐, ‘2+2’냐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까지 K리그에 돌아오는 ACL 티켓은 본선 티켓 3장과 플레이오프 티켓 1장의 3+1 형식이다. K리그1 1~2위와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K리그1 3위팀이 ACL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 방식이 내년부터는 ‘2+2’가 된다. K리그1 우승팀과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팀만 본선에 직행하고 K리그1 2~3위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이는 AFC가 산정하는 클럽 랭킹 때문이다. K리그 랭킹은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동아시아지역 2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일본 J리그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AFC는 회원국의 최근 4년간 성적을 바탕으로 클럽 랭킹을 산정하는데 지난해부터는 클럽 성적이 100% 반영되고 있다. 다시 3+1로 돌아가고 싶으면, 이번 대회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중국, 일본팀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야 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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