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농업인 여러분, 고맙습니다

2020. 1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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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1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십니까? 빼빼로 데이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날은 우리나라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입니다.

농민은 흙에서 태어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土' 자가 겹친 '토월토일(土月土日)'을 '농업인의 날'로 정하였습니다.

'농업인의 날'이 농민만의 날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설레는 문화의 날로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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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1월 11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십니까? 빼빼로 데이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날은 우리나라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입니다. 농업과 농촌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 시키고자 1996년 제정되었습니다.

농민은 흙에서 태어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土’ 자가 겹친 ‘토월토일(土月土日)’을 ‘농업인의 날’로 정하였습니다. 흙 토(土)의 자획을 나누면 십 일(十一)이 되고,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 쓰면 11월 11일이 된다는 데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또한, 이때가 농민들이 힘든 한 해 농사를 마치고 풍년을 염원하는 행사를 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1960년대부터 한국경제는 고도성장기에 접어듭니다. ‘식량증산’에 국가의 운명이 걸린 것으로 인식하던 시기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식량을 싼값에 공급할 수 있어야 고도성장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었고, 도시 노동자의 임금을 낮게 유지하여 수출 경쟁력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배경에는 농민의 노력과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4차산업혁명의 기술이 빠르게 산업 각 분야에 도입되고 있습니다. 한국농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첨단 과학기술과 결합한 농업의 미래를 정확히 전망하기란 쉽지 않지만, 다만 토지와 인력에 의존하던 농업이 기술과 자본이 집약된 종합산업으로 탈바꿈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변화를 농업 재도약의 디딤돌로 활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얼마 전 조선 시대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인 전남 강진 사의재를 방문했습니다. 문득 다산 선생에게 현재 우리의 농업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달라고 한다면 과연 무슨 말씀을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선 제22대 왕 정조는 농업을 제대로 일으킬 수 있는 대책을 올리라는 명을 내렸고, 이에 다산은 상소문을 올립니다. ‘농사가 다른 것보다 못한 것이 세 가지가 있는데, 편하기는 수공업자보다 못하며, 돈 버는 것은 상인보다 못하며, 지위는 선비보다 못하다.’ 하면서, ‘이 세 가지 못한 것을 없애지 않으면 비록 날마다 농사를 권장하여도 끝내 이루지 못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는 ‘삼농(三農) 정책’을 해결책으로 제안합니다. 농사짓기가 편해야 하고(편농:便農), 소득이 높아야 농사가 후해지고(후농:厚農), 농민의 지위가 향상되어야(상농:上農) 농업이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산의 생각은 2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농업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산이 바라고 꿈꾸던 ‘삼농 정책’이 21세기 한국농업의 새로운 모습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농업인의 날, 예전 같으면 전국의 농촌 지역에서 다양한 축하 행사를 개최하였을 텐데 올해는 소박한 소식들이 전해집니다. ‘농업인의 날’이 농민만의 날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설레는 문화의 날로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람’과 ‘생명’의 참된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농업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서 인사를 드립니다.

농업인 여러분, 한 해 동안 애 많이 쓰셨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민승규 국립한경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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